
한화 선수들이 지난 15일 LG전 승리로 리그 1위를 탈환한 뒤 기뻐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왕좌의 게임’이 다시 시작됐다. 11회 연장전부터 우중 혈투까지, 피 말리는 승부 끝에 1위를 탈환한 한화는 이제 선두 자리를 사수해야. 레이스 중반에 접어든 지금, 관건은 누가 더 잘 버티느냐다.
한화는 지난 15일 LG를 10-5로 꺾으며 리그 단독 1위에 올라섰다. 4연승을 달린 한화는 지난달 11일 이후 36일 만에 1위를 탈환했다.
한화는 지난 4~5월 12연승을 질주하며 강력한 선발 로테이션의 위력을 뽐냈다. 이번 4연승의 양상은 사뭇 다르다. 선발이 흔들려도 불펜과 타선이 단단히 뒤를 받치며 근성을 증명해 보인다.
지난 11일 두산전에는 조동욱이 류현진의 대체 선발로 투입돼 5이닝 1자책점으로 시즌 첫 승리를 수확했다. 15일 LG전에서는 선발 문동주가 3.2이닝 4자책점으로 조기 강판됐지만 구원 등판한 황준서가 1.1이닝을 실점 없이 막으며 승리 투수가 됐다. 이번 4연승 기간 팀 타율은 0.329로 12연승 기간(0.281)보다 높다.
5월 극심한 타격 부진을 겪은 안치홍은 6월 3할 타율을 회복하며 한화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안치홍은 15일 멀티 히트를 친 뒤 “그동안 팀에도 미안하고 힘들었는데 앞으로 팀에 더 기여해 더 편해지고 싶다”라고 말했다. 결승타의 주인공 노시환은 “1위를 탈환한 것 자체는 너무 좋다”라면서도 “안주하지 않고 다음 주부터 이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고 집중하겠다”라고 다짐했다.

LG 오스틴 딘과 김현수가 지난 11일 SSG전에서 승리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0.5경기 차이로 2위가 된 LG는 이번 한화 시리즈에서 꺾인 기세를 빠르게 회복해야 한다. LG는 15일 경기에서 선취점을 내고도 한화에 승리를 빼앗겼다. 신민재와 구본혁 등 간판 내야수들의 실책이 나오며 수비가 흔들렸다. ‘믿고 보는 5선발’ 송승기가 제구 난조로 4.1이닝 만에 강판됐고 필승조 이지강과 김진성도 1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100경기까지는 얼마나 잘 버티느냐가 중요하고 100경기를 넘어가면 그때부터 순위가 정리되기 시작한다”라며 “초반에는 빠지는 부분들을 잘 메꿔주고, 후반에는 빠졌던 요소가 다 돌아와서 승부처에서 톱니바퀴처럼 맞아떨어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LG는 이번 주 고비를 넘겨야 한다. 임찬규와 손주영이 휴식차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지면서 19일과 20일 2경기를 모두 대체 선발로 운영해야 한다. 염경엽 LG 감독은 “처음에 잘 쉬어 줘야 끝까지 갈 수 있다”라며 두 선수의 엔트리 10일 말소를 결정했다. LG는 오는 19일 NC전에는 최채흥을 선발로 내보낼 예정이다.
15일까지 각각 69경기씩을 치른 한화와 LG는 144경기의 정규리그 레이스 절반까지 달려왔다. 3위 롯데는 1위와 3.5경기 차이다. 당분간은 최상위 두 팀의 1위 쟁탈전이다. 체력 소모가 극심한 여름, 잘 버티는 팀이 마지막에 왕좌를 차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