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샷 한 방, 퍼팅 한 방…PGA투어 1승 뿐이던 스펀, ‘인생샷’ 두 방으로 US오픈 우승

입력 : 2025.06.16 13:39
J J 스펀이 16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125회 US오픈에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J J 스펀이 16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125회 US오픈에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경기 막판 J J 스펀(미국)의 샷 두 방이 어렵기로 유명한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을 뒤흔들었다. 17번 홀에서는 314야드 거리에서 친 드라이버샷이 그린에 올라갔다. 18번 홀에서는 20m 거리의 버디 퍼트가 홀로 빨려들어갔다.

스펀이 ‘인생샷’ 두 방으로 남자 골프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제125회 US오픈(총상금 2150만달러)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스펀은 16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의 오크몬트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6개를 묶어 2오버파 72타를 쳤다. 최종 합계 1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스펀은 2위 로버트 매킨타이어(스코틀랜드·1오버파 281타)를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430만달러(약 58억8000만원)다.

지난 3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연장전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게 졌던 아쉬움을 씻어낸 스펀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2승째를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장식했다.

대회 전 스펀을 우승후보로 꼽는 전문가는 없었다. 올해 34살인 스펀은 2016~2017년 시즌부터 PGA 투어에서 뛰기 시작해 235경기에 나섰지만 우승은 2022년 4월 발레로 텍사스 오픈 우승이 전부였다. 전문가들은 그를 잘해야 ‘다크호스’ 정도로 평가했다. 대회 전 세계랭킹 25위였던 그를 파워랭킹에 올린 매체는 골프채널(23위)과 골프다이제스트(55위) 정도였다.

스펀은 단독 선두 샘 번스(4언더파·미국)에 한 타 뒤진 공동 2위(3언더파)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지만 초반에는 오히려 우승에서 멀어졌다. 1~3번 홀 연속 보기에 이어 5·6번 홀 연속 보기로 처음 6개 홀에서만 5타를 잃으면서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5위로 밀려났다.

하지만 챔피언 조인 번스와 애덤 스콧(호주)이 8번 홀을 치를 때쯤 폭우가 쏟아져 1시간 37분 동안 경기가 중단됐다가 재개된 이후 흐름이 급변했다. 단독 선두였던 번스가 11번 홀(파4) 더블 보기, 12번 홀(파5) 보기로 흔들리고 같은 조의 스콧도 계속 타수를 잃으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생겼다.

스펀은 경기가 재개된 뒤 12번 홀과 14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잠시 단독 선두에 올랐다가 15번 홀(파4) 보기로 다시 1오버파 공동 선두가 됐다. 이 무렵 이날 2타를 줄인 매킨타이어가 최종 합계 1오버파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치며 우승 컷 라인을 만들었다.

아직 우승의 향방을 점치기 어려워 보였지만 스펀의 ‘인생샷’이 갑자기 터졌다. 스펀은 314야드 짜리 파4 홀인 17번 홀에서 드라이버로 티샷을 그린에 올렸다. 이글 퍼트는 놓쳤으나 버디를 성공시킨 스펀은 한 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스펀은 이날 509야드로 가장 길게 플레이 된 파4 홀인 18번 홀에서도 드라이버샷을 페어웨이로 보낸 뒤 두 번째 샷 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다. 남은 거리는 약 20m로 2퍼트를 장담할 수 없는 거리. 하지만 스펀의 버디 퍼트는 그대로 홀에 들어갔고 스펀은 이번 대회 유일한 언더파 스코어로 우승을 확정했다.

반면 마지막 조의 번스는 이날 후반에만 5타 등 모두 8타를 잃으며 공동 7위(최종 합계 4오버파 284타)로 밀려났고, 스콧 역시 후반에만 6타 등 9타를 잃어 공동 12위(6오버파 286타)로 대회를 마쳤다.

2위 매킨타이어는 자신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을 기록했고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이 3위(2오버파 282타), 티럴 해턴(잉글랜드) 등이 공동 4위(3오버파 283타)로 뒤를 이었다.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존 람(스페인) 등과 함께 공동 7위를 기록했고, 세계 랭킹 2위 매킬로이는 데일리 베스트인 3언더파를 쳐 공동 19위(7오버파 287타)에 자리했다.

한국 선수들은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김주형은 최종 합계 9오버파 289타로 공동 33위에 올라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자리했고 김시우는 공동 42위(12오버파 292타), 임성재는 공동 57위(16오버파 296타)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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