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우라 가즈요시. AP연합뉴스
일본 축구의 전설 미우라 가즈요시(아틀레티코 스즈카)가 또다시 세계 프로축구 최고령 출장 신기록을 경신했다. 40번째 프로 시즌을 맞은 ‘킹 카즈’는 여전히 은퇴 계획을 밝히지 않은 채 축구에 대한 열정을 이어가고 있다.
미우라는 1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일본 4부리그 12라운드 YSCC 요코하마전에서 후반 37분 교체 투입됐다. 만 58세 109일의 나이로 그라운드를 밟은 미우라는 세계 축구 역사상 최고령 프로선수 출전 신기록을 다시 한번 갈아치웠다. 팀은 2-1 승리를 거뒀다.
이번 출장은 미우라에게 더욱 각별한 의미였다. 지난 1월 종아리를 다친 뒤 여러 부위에 통증이 발생하면서 무려 7개월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컨디션 회복에만 전념해야 했기 때문이다. 경기 후 미우라는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아직 경기에 조금 더 나가서 자신 있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다”며 은퇴 의사가 전혀 없음을 강조했다.
15세에 브라질로 축구 유학을 떠난 미우라는 1986년 브라질 명문 산투스에서 프로 데뷔했다. 이후 파우메이라스, 도쿄 베르디, 크로아티아 디나모 자그레브 등 여러 나라를 거치며 활약했다. 일본 대표팀에서는 A매치 89경기 55골을 기록하며 역대 득점 2위에 올라있다.
국내 축구팬들에게는 1993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1994 미국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한국을 1-0으로 꺾는 결승 골을 넣어 월드컵 진출 위기로 몰아넣은 악연으로 기억된다.
전성기가 지난 2005년부터는 요코하마 FC에서 호주 시드니 FC, 포르투갈 올리베이렌시 등으로 임대를 떠났다. 작년 6월부터는 현재 소속팀인 일본 4부리그 아틀레티코 스즈카에서 뛰고 있다.
한편 미우라의 현역 생활 연장에 대해서는 일본 축구계 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실력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록 경신에만 매달린다는 비판이 있지만, 축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