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지훈·손성호.
‘바다호랑이’의 실험적 연출이 빛을 발할까.
16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영화 ‘바다호랑이’ 언론·배급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바다호랑이’ 제작사인 굿프로덕션 윤순환 대표와 주연 배우 이지훈, 손성호가 참석해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함께 자리할 예정이었던 정윤철 감독은 건강상의 이유로 불참했다.
김탁환의 소설 ‘거짓말이다’를 원작으로 한 ‘바다호랑이’는 지난 2014년 침몰한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시신을 수습했던 민간 잠수사인 故 김관홍 잠수사의 이야기를 담은 실화 기반의 영화다. 세월호 참사 11주년을 기념해 오는 6월 25일 개봉될 예정이다.

굿프로덕션 윤순환 대표· 배우 이지훈·배우 손성호.
제목 ‘바다호랑이’는 원작 소설 속 나경수의 별명이다. 윤순환 대표는 “호랑이는 슬퍼하지 않는다. 기상이 있고 힘차다. 그 조화로움이 좋아서 영화 제목을 ‘바다호랑이’라고 지었다”며 제목에 대해 설명했다.
당초 ‘바다호랑이’는 대략 9년 전부터 제작이 계획된 영화였다. 100억 이상의 예산을 투자해 상업 영화로 제작하고자 하였으나 내용의 특수성, 코로나19의 유행 등으로 인해 투자를 받지 못하고 묻힐 뻔 했다. 다만 정윤철 감독의 도전으로 새로운 형식의 ‘바다호랑이’가 탄생하게 되었다.
윤 대표는 “원래는 희생자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이른바 ‘재난 포르노’같은 영화가 계획되어 있었다”라며 “새롭게 영화가 구성이 되며 희생자들을 직접 보여주지 않는 방식으로 바뀌었는데 그게 우리 영화의 반전이라고 생각한다. 결핍이 가져온 축복”이라고 새롭게 바뀐 영화에 만족감을 표했다.

‘바다호랑이’ 스틸.
‘바다호랑이’의 연출 기법은 굉장히 실험적이다. 수중 촬영 전혀 없이 사운드 효과만을 활용해 바다의 공간감을 더하고 배우의 연기력을 강조한다. 잔인할 수 있는 참사 장면을 추상화처럼 그려내 감정에 집중시키게 만든다.
윤 대표와 배우들은 간담회를 진행하는 내내 눈시울을 붉혔다. 故 김관홍 잠수사를 모델로 한 나경수 역을 맡은 배우 이지훈은 “故 김관홍 잠수사님의 아픔을 보탬이나 거짓없이 표현하고자 노력했다”며 “세월호 참사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도 잊지 못하는 사건이다. 그러나 헌신했던 민간 잠수사들에 대해서는 아직 많이 모르는 것 같다. 이런 고마운 분들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 많은 분들이 아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바다호랑이’ 스틸.
류창대 역을 맡은 손성호는 “저 역시 촬영 전까지 잠수사들의 희생과 노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었다”며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하더라. 그렇기에 과거에 대해 계속해서 ‘왜?’라는 질문을 던져야 발전할 수 있다. 우리 영화는 계속해서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라며 영화에 담긴 의미를 해석하면서 감상해달라고 부탁했다.
소품, 연출을 최소화하고 감정과 상상력에 집중하게 하는 정윤철 감독의 실험적인 연출에 배우들은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지훈은 “‘바다호랑이’는 돌연변이다. 이런 돌연변이가 있어야 영화 산업이 발전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바다호랑이’라는 돌연변이가 진화의 한 축이 될지, 퇴보가 될지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바다호랑이’를 감상한 문재인 전 대통령.
한편 ‘바다호랑이’는 지난달 31일 부산 상영회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관람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엄청난 몰입과 공감을 주는 영화다.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바다호랑이’는 6월 25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