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ONE:하이스쿨 히어로즈’에서 김의겸 역을 연기한 배우 이정하. 사진 웨이브
2017년 데뷔한 배우 이정하의 연기 인생은 2023년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무빙’의 전과 후로 나뉜다. 강풀 작가 원작으로 우리 주변에 그림자처럼 사는 초능력자들의 대결을 다룬 ‘무빙’에서 이정하는 김두식(조인성), 이미현(한효주)의 아들로 비행능력을 가진 김봉석을 연기했다.
‘무빙’의 세계적인 흥행 이후 드라마에서도 샛별로 빛난 이정하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렸다. 공개는 지난해 7월 방송된 tvN 드라마 ‘감사합니다’가 먼저였지만, 사실 이정하가 먼저 찍은 작품은 따로 있었다. 바로 2022년 말부터 2023년까지 촬영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ONE:하이스쿨 히어로즈’다. 여기서도 화두는 ‘액션’이었다.
“촬영이 ‘무빙’ 끝난 후 한 달 정도 시간이 있을 때였어요. ‘무빙’의 봉석이 때문에 찐 살을 급하게 빼야 했죠. ‘무빙’때 몸무게가 98㎏ 정도 됐었는데, ‘ONE:하이스쿨 히어로즈’를 찍으면서 85㎏으로 시작했고, 촬영 막바지에는 80㎏ 정도까지 빠졌습니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ONE:하이스쿨 히어로즈’에서 김의겸 역을 연기한 배우 이정하. 사진 웨이브
감량 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드라마 속 이정하가 연기한 김의겸 캐릭터는 원래 전학 오기 전 학교의 전교 1등 ‘공부벌레’로 연성고에 오자마자 일진들의 싸움에 휘말린다. 그 과정에서 복싱, 검도, 주짓수, 무에타이 등 다양한 격투기 액션을 하는 캐릭터들과 싸움을 벌인다. 그 와중에 아버지 김석태(김상호)의 폭압적인 교육방식에 의한 내면의 상처와 혼란도 표현해야 했다.
“제가 웹툰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무빙’의 봉석이도 재밌게 봤는데, ‘ONE’의 의겸이도 재밌게 본 캐릭터였죠. ‘ONE’의 전작 웹툰인 ‘TEN’도 봤습니다. 둘의 캐릭터가 정반대였어요. 웹툰의 주인공들처럼 정반대의 인물을 표현할 수 있을지 궁금했어요. 또 학생 역이었지만, 선배님들이 할 수 있을 때 많이 하라시더라고요. ‘무빙’의 차태현 선배님의 조언이었죠.”
‘무빙’의 액션은 비행능력자의 액션이라 와이어를 타는 공중액션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손발의 쓰임새도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ONE:하이스쿨 히어로즈’의 액션은 처절한 지상전이다. 액션스쿨을 집처럼 오가며 살았다. 촬영 때도 한 번 찍고 모니터를 하고 아쉬우면 계속 실수를 기록하면서 심기일전했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ONE:하이스쿨 히어로즈’에서 김의겸 역을 연기한 배우 이정하 출연장면. 사진 웨이브
“비슷한 학원 액션물이 많았잖아요. 이를 비교해주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약한영웅’ 시리즈의 연시은(박지훈)이나 ‘스터디그룹’의 윤가민(황민현) 등이 있잖아요. 연시은은 도구를 활용하고, 윤가민은 원래부터 싸움을 잘했다면, 저는 아버지의 억압에 시달리는 내면의 연기가 더 많아야 했어요. 셋 중에 누가 제일 세냐고요? 윤가민이 아닐까요? 저는 꼴찌 같아요.(웃음)”
김의겸은 결국 공부보다는 악인을 응징하는 폭력의 쾌감에 더욱 물들고, 드라마 막판 강제전학을 통해 무법천지 같은 학교인 무명고로 전학 간다. 극에서 다른 인물 이걸재(육준서)의 대사처럼 폭력은 대물림되지만 결국 드라마는 그 길의 위에서 폭력으로 세상을 헤쳐가는 인물의 모습을 보인다. 실컷 액션을 해본 이정하는 이번에는 ‘총’ ‘칼’ ‘활’ 등을 이용한 액션에 도전해보고 싶다.
“폭력은 물론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의겸이에게는 공부가 아니라면 폭력이 다였던 상황이었죠. 공부로는 스트레스 해소가 안 됐고, 오히려 억압의 수단이었어요. 폭력으로 결국 꿈을 찾아가지만 정당화될 수 없기도 하지만, 의겸이 꿈을 찾는 과정이었기에 나름 의미가 있는 폭력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ONE:하이스쿨 히어로즈’에서 김의겸 역을 연기한 배우 이정하(오른쪽) 출연장면. 사진 웨이브
이정하는 ‘무빙’으로 이름을 크게 알렸지만, 아직 작품 경험이 6~7년 남짓인 신예다. 그 역시도 더 많은 작품을 통해 많은 모습을 보이고 싶어한다. ‘무빙’의 조인성, 차태현, 류승룡, 한효주 등 많은 선배들 그리고 지난해 공개된 ‘감사합니다’의 신하균 등 많은 선배들을 보면서 그 스스로도 ‘좋은 선배’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늘 연기를 하면서 저를 보면 아쉬운 부분이 생겨요. 다음 작품을 제가 다시 모니터한다면,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연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좋은 선배님들을 제가 많이 만났기 때문에, 후배들에게도 좋은 선배가 되어주고 싶어요. 좋은 선배요? 먼저 현장에서 후배들을 끌어주고, 안 풀리는 장면을 풀어주고 배울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는 3년 전의 좋은 기억을 안고 ‘무빙 2’를 곧 준비한다. 지난 연말 공개된 또 다른 강풀 원작 ‘조명가게’도 재밌게 봤다. 카메오로 희수 역 고윤정과 함께 나오고 싶었지만, 더 큰 약속을 받았다. 또 그에게는 이후 입대라는 큰 과제도 있다. 그는 오히려 남자로서의 성장 계기로 삼을 작정이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ONE:하이스쿨 히어로즈’에서 김의겸 역을 연기한 배우 이정하. 사진 웨이브
“늘 준비됐어요. 기회만 주시면 멋있게 가려고요. 육준서 형님은 본인이 나오신 UDT를 추천하시더라고요.(웃음) 송강 형도 돌아오시는데 ‘잘하라’고 해주셨고요. 지금 마음속에는 활동이 많은 곳이었음 해요. 고민해보고… 갈 때 말씀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