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선빈, 사진제공|(주)바이포엠스튜디오.
배우 이선빈이 ‘호러퀸’에 도전한다. 연인 이광수도 재밌다고 확신할 정도로 재미와 완성도 모두 잡았다고 자부한다. 영화 ‘노이즈’(감독 김수진)서 층간소음에 시달리는 ‘주영’으로 분해 오싹한 여름을 선사한다.
“광수 오빠가 무서운 걸 못 봐요. 그런데 이번에 처음으로 눈 뜨고 끝까지 봤다고 하더라고요. 무서워서 팝콘도 쏟았대요. 하하. 배우로서 이 이야기의 개연성이 잘 이어질까 궁금했는데, 개연성 생각할 겨를 없이 공포감을 많이 느꼈다고 했고요. 영화 찍으면서 많이 고생했겠다며 격려해주기도 했어요. 너무 무서웠다고 하니, 제게 제일 좋은 피드백이었던 거죠. 하하.”
이선빈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노이즈’로 맛본 공포 연기의 어려움, 층간소음에 대한 생각, 그리고 배우로서 욕심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배우 이선빈, 사진제공|(주)바이포엠스튜디오.
■“평소 공포물 매니아, 제 진심 다해 연기했어요”
‘노이즈’는 층간소음으로 매일 시끄러운 아파트 단지에서 실종된 여동생을 찾아 나선 주영(이선빈)이 미스터리한 사건과 마주하게 되는 현실 공포 스릴러다.
“제가 평소에도 공포물 보는 걸 정말 좋아해요. 공포 유튜브 콘텐츠도 밤 새고 보고요. 그만큼 좋아하는 장르라 처음에 출연 제안이 왔을 땐 설레면서도 한편으론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사랑하는 만큼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 됐거든요. 그럼에도 흔쾌히 용기낼 수 있었던 건 ‘층간소음’이란 소재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힘이 크다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제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그 공감력으로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생겼죠.”

영화 ‘노이즈’ 속 이선빈. 사진제공|(주)바이포엠스튜디오.
남을 무섭게 하는 연기를 하기란, 생각보단 쉽지 않았다.
“완성본에는 CG효과도 들어가서 영적 존재가 보이지만, 실제 연기할 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잔뜩 겁먹은 연기를 해야하거든요. 게다가 공포물 연기는 호흡이 중요해서 머릿속에 다 계산이 되어있어야 했어요. 몇 초 뒤에 귀신이 나타나고, 신비한 현상이 일어난다는 걸 머리에 두면서도, 마치 그걸 모르는 사람처럼 깜짝 놀라는 감정 연기까지 해야하니 정말 어렵더라고요. 제가 여태까지 해온 작품들보다 더 정교하게 작업해야하는구나 생각했죠.”
‘층간소음’을 경험해봤다고도 했다.
“제가 살아온 주거 환경이 다양해요. 연습실에서 살기도 했고, 찜질방에서 1년 반을 보내기도 했어요. 고시원에서 생활하기도 했고, 벽 뷰의 원룸에서 살기도 했고요. 그래서 층간소음엔 내성이 생겼어요. 몸도 예민하고 잠귀도 밝은 편이지만, 쿵쿵 소리가 나도 그냥 생활 소음으로 받아들이거든요. 그러다보니 저도 더 조심스럽게 다닐려고 하고요. 발끝으로 잘 걸어요. 발 소리도 안 내고요.”

배우 이선빈, 사진제공|(주)바이포엠스튜디오.
■“호러퀸 롤모델? 엄정화 선배처럼 되고 싶어요”
혹시 ‘노이즈’를 찍으면서 초자연적인 현상을 겪어본 적이 있을까.
“저도 그럴까봐 걱정이 됐어요. 악몽도 꾸고 가위도 눌린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막상 현장에 가니 소리 지르고 무서워하는 연기에 체력이 고갈되어서 꿈이고 뭐고 등 대면 기절해버렸어요. 아쉽지만 아무것도 경험하지 못했어요.”
차세대 호러퀸을 노리느냐고 묻자 부끄러운 얼굴로 씨익 웃었다.
“어릴 때 ‘오로라 공주’라는 영화를 보고 정말 큰 충격을 받은 적 있어요. 엄정화 선배의 속눈썹 떨리는 연기까지도 매력적이었거든요.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강렬한 분위기나 공기가 느껴졌어요. 뭐랄까, 엄정화 선배 눈동자 뒤엔 뭔가 있는 것 같기도 했고요. 어떤 장르든 최적화된 깊이를 눈동자로 보여주는 배우라고 생각했어요. 카리스마와 촉촉한 매력을 다 갖춘 사람이고요. 그래서 엄정화 선배 같은 호러퀸이 된다면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노이즈’는 어떤 의미가 될 것 같냐고 물었다.
“제가 데뷔한 이후 장르물이나 정극도 많이 했는데요. 신기하게도 잘된 작품들은 대부분 코미디였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제가 코미디 연기를 잘한다고 칭찬해주곤 했는데요. ‘노이즈’는 그런 면에서 배우로서 제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코미디도 좋지만 톤다운된 연기도 가능한 배우라는 걸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노이즈’는 오는 2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