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라조의 조빈(가운데)이 광주FC 경기에서 축하 공연을 하는 모습. 광주FC 제공
밴드 노라조 멤버 조빈이 광주FC를 위해 개설한 후원 계좌에 135명이 참여해 이틀 만에 1700만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구단이 이 돈을 직접 받아 운영비로 활용하는 것은 현행 제도상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주식회사 구조상 기부금 직접 수령 원천 차단
가장 큰 걸림돌은 광주FC의 법인 구조다.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광주FC는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된다. 지정기부금 단체가 아니라 기부금을 직접 받을 수 없다. 광주 구단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기부금을 직접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라고 인정했다.
연맹 관계자는 “광주 구단이 기부금을 바로 받을 수 없어서 기부금 지정 단체를 통해 받아야 한다”며 우회 방법이 있다고 안내했지만, 각 기부금 단체의 목적 사업에 맞는 단체여야만 기부금 영수증 발급이 가능해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이는 연맹이 관여할 사항이 아니라고 선을 그어 구단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임을 분명히 했다.
다만 광주 구단 관계자는 “광고비 형태로 받는 등 어떤 형태로든 팬들의 후원이 구단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드캡 적용으로 선수 영입마저 제약
설령 기부금 수령 문제를 해결한다 해도 광주FC에는 또 다른 제약이 기다리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연초에 구단별 예산을 받아보고 선수 연봉 상한선을 지정하는데, 광주에는 하드캡이 적용되어 있다”고 밝혔다.
하드캡은 선수 인건비 상한선이 고정되어 추가 증액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방식이다. 반면 대부분 구단에 적용되는 소프트캡은 수익 증가 등 조건을 충족하면 상한선을 늘릴 수 있어 유연성이 있다.
이는 광주가 과거 재정 관리에서 문제를 보였기 때문이다. 연맹 관계자는 “광주가 작년에도 수입을 과대 계상해서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 정지를 당하고 부채가 쌓이는 일이 있었다. 그래서 올해는 광주에 더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일 대구FC와의 원정 경기에서 득점 후 골세리머니하는 광주 아사니. 프로축구연맹 제공
연맹 재무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선수비용 상한선 금액이 차감 지정된 클럽은 추가 예산 심사를 통한 선수비용 상한선 증가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구단이 객관적인 증빙 자료를 제출해 수익 증가나 비용 감소를 입증하는 경우에 한해 그 해당 금액만 상한선 증액이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광주가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려면 기존 선수를 정리하고 발생한 차액 범위 내에서만 가능한 상황이다.
광주FC는 이번 달 말 유소년 재단 설립을 앞두고 있어 이를 통한 우회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이번 달 말쯤 유소년 재단을 설립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 재단은 원래 광주FC 유소년 발전을 위한 기업 후원이나 개인 후원금을 통해 유소년 발전기금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으로 설립 준비 중이었다. 구단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고, 어떻게 활용할지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라며 다음 주 중 관련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일반 구단 운영비나 선수 영입비 지원은 재단의 원래 목적과 맞지 않아 별도의 법적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팬들 선의와 현실 사이 깊은 간극

광주FC 이정효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조빈은 지난 16일 후원 계좌를 개설하며 모금된 금액을 이적시장에서 선수 확보에 사용할 수 있도록 구단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135명이 참여해 이틀 만에 1700만원을 돌파했고, 타 구단 팬까지 이정효 감독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후원에 나서는 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하지만 현행 제도와 광주FC의 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팬들의 선의가 실제 선수 영입으로 직접 이어질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다. 기부금을 받을 수 있는 통로가 막혀 있고, 설령 이를 해결해도 하드캡 제약으로 인해 추가 선수 영입은 어려운 상황이다. 광주FC는 재정 건전화 규정 위반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있으며, 팬들의 후원 의지와는 별개로 구단이 먼저 근본적인 재정 구조 개선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