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뉴진스, ‘손 내민’ 어도어…3주년 앞두고 기로에

입력 : 2025.06.18 17:31
걸그룹 뉴진스. 왼쪽부터 하니, 민지, 혜인, 해린, 다니엘. 2025.3.7 연합뉴스

걸그룹 뉴진스. 왼쪽부터 하니, 민지, 혜인, 해린, 다니엘. 2025.3.7 연합뉴스

걸그룹 뉴진스가 소속사 어도어(ADOR)와의 전속계약 분쟁 항소심에서도 패소하며, 독자 활동 금지 효력이 그대로 유지됐다. 이에 따라 향후 뉴진스가 어도어로 복귀할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25-2부는 지난 17일, 뉴진스 측이 어도어의 독자 활동 금지 가처분 결정에 불복해 제기한 항고를 기각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전속계약 해지 사유가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고, 상호 신뢰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어도어 측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항소심 역시 같은 판단을 내리며, 뉴진스와 어도어 간 전속계약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여기에 더해 법원은 어도어가 추가로 신청한 간접강제 일부도 인용했다. 이에 따라 뉴진스 멤버들이 어도어의 사전 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활동할 경우, 위반 1회당 멤버별로 10억 원의 제재금을 부담하게 된다.

어도어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뉴진스가 전속계약 해지를 주장하며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을 당시에도 “기획사로서의 본분을 잊지 않고 멤버들의 요구사항을 면밀히 검토했으며, 시정 요구에 성실히 응했다”며 “저희의 마음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항소심 판결 직후에도 “법원이 어도어가 뉴진스의 소속사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준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7월 데뷔 3주년을 앞두고 멤버들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길 기대한다”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팬들도 뉴진스가 어도어에 돌아가길 바라는 분위기다. 뉴진스의 팬덤 ‘버니즈’는 지난 3월, 멤버들이 어도어로 복귀하길 바라는 취지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일부 팬들은 “아이돌 수명은 짧고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며 복귀를 촉구하는 반면, “돌아가든 말든 이제 피로하다”, “현 상황 자체에 정떨어졌다”는 부정적 반응도 함께 나오고 있다. 커뮤니티 등 온라인상에서도 “지금이라도 돌아가는 게 낫다”, “이젠 이런 분쟁 보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뉴진스는 물러서지 않고 있다. 민희진 대표와의 신뢰 파탄 등을 이유로 법적 분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 모습인 것. 1심에서의 가처분 인용 결정에 이의신청과 항고를 제기했지만 모두 기각된 데 이어, 현재는 어도어가 제기한 전속계약 유효 확인 소송 본안 1심이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의 대응 기조를 감안할 때, 뉴진스 측은 갈등을 끝까지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제는 법적 공방이 통상 1년 이상 걸리는 ‘장기전’이라는 점이다. 활동 공백이 길어질수록 팬덤이 흔들리고, 그룹의 브랜드 가치 역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뉴진스의 독자 행보를 지지하던 일부 팬들조차 최근에는 “차라리 어도어로 돌아가는 것이 낫다”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전성기를 달리던 아이돌에게 있어 1년은 치명적인 공백이 될 수 있다. 뉴진스는 데뷔와 동시에 ‘어텐션(Attention)’, ‘쿠키(Cookie)’, ‘하입 보이(Hype Boy)’ 등 메가 히트곡을 내며 ‘올해의 신인’으로 선정됐던 팀이다. 지금 이들의 멈춤은, 단순한 휴식 이상의 리스크를 안고 있다.

결국 뉴진스 멤버들이 자존심을 접고 어도어의 품으로 돌아갈지, 혹은 소송전을 이어가며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할지 그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데뷔 3주년을 한 달 앞둔 지금, 이들의 선택은 뉴진스라는 팀의 향후 10년을 가를 분기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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