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하나시티즌에서 브라이턴으로 이적하는 윤도영. 프로축구연맹 제공
K리그 대전 하나시티즌의 윤도영(19)은 18일 김천 상무와 경기에서 교체되며 벤치로 향하는 순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으로 이적이 확정된 후 대전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윤도영은 작별의 아쉬움과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각오를 털어놨다.
동갑내기 양민혁 이어 EPL 직행
윤도영은 강원FC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현재 QPR에서 임대 생활 중인 양민혁에 이어 고등학생 신분으로 K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직행하는 두 번째 사례가 됐다. 2006년생 동기인 둘은 모두 연령별 대표팀에서 함께 뛰며 한국 축구의 차세대 유럽파 계보를 형성하고 있다.
왼발잡이 윤도영은 주로 우측 윙어로 활약하며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 돌파, 오른쪽에서 안쪽으로 파고들어 왼발로 슈팅하는 플레이를 주무기로 삼는다.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19경기 1골 3도움을 기록했으며 U-17 대표팀에서는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다.
“정말 끝이라는 감정이 몰려왔다”
윤도영은 전반 32분 정재희와 교체되며 대전 유니폼을 벗었다. 그는 “뛰는 동안은 경기에 집중하느라 별 생각을 못했는데 막상 제 등번호가 교체 사인이 되는 걸 보고 나서 정말 끝이라는 감정을 느꼈다”며 “그때 확 슬픈 감정이 몰려온 것 같다”고 전했다.
동료들의 격려도 감정을 북받치게 했다. 윤도영은 “형들이 수고했다고 해주는 말을 들으면서 더 감정이 올라왔다”고 덧붙였다.
양민혁의 조언과 브라이턴의 체계적 분석

윤도영과 강원 소속 당시 양민혁. 프로축구연맹 제공
윤도영은 양민혁으로부터 귀중한 조언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민혁이가 시즌 뒤 한국에 와서 한 번 만났는데 여러 가지 물어봤다. 쉽지는 않은데 해볼 만하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덕분에 조금 더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브라이턴 구단의 관리 방식에 대해서는 감탄을 표했다. 윤도영은 “관련 담당자가 제 영어 공부까지 같이 할 정도로 세심했다”며 “대전에서 하는 플레이까지 다 피드백을 해줄 정도로 세심하게 봐줬다”고 설명했다.
브라이턴 측은 윤도영의 강점으로 상대 수비수들 사이 틈새 공간에서 공을 받는 움직임과 창의적인 패스, 수비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전했다.
“대전의 아들, 아직 걸맞지 않는 별명”

페예노르트 황인범. 게티이미지코리아
팬들이 ‘대전의 아들’이라고 불러주는 데 대해 윤도영은 “아직 저한테 걸맞지 않은 별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진짜 대전의 아들이라고 불리려면 황인범(페예노르트) 형이나 배준호(스토크 시티) 형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 출신이지만 중·고등학교 시절을 대전에서 보낸 윤도영은 “집보다 대전에서 더 많이 살아 대전이라는 색깔이 내게 굉장히 짙다”고 표현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는 데뷔골을 꼽으며 “그때 데뷔골이 조금 터지지 않아서 짐처럼 느껴졌을 시기였는데 그게 터지고 나서 신기할 정도로 여러 감정이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윤도영은 2019년 대전 U-15에 입단해 유스팀에서 성장했으며, 만 17세 6개월 27일의 나이로 대전 구단 역사상 최연소 프로 데뷔 기록과 최연소 득점 기록을 세웠다.
유럽에서의 목표는 성장과 학습
윤도영은 바로 임대를 떠나 경험을 쌓을 예정이다. 임대 행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아 구체적인 출국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윤도영은 “임대팀 결정이 늦어진다면 브라이턴에 먼저 합류해서 훈련하다가 팀이 정해지면 넘어가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유럽에서의 목표에 대해서는 “목표보다 내가 축구를 배우고 더 성장하기 위해서 간다고 생각한다”며 “임대 팀에서도 좋은 활약을 해서 브라이턴에서까지 좋은 활약을 하는 게 개인적인 목표”라고 덧붙였다.
몸 상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제 몸에 피로가 조금 쌓여 있는 것 같다”며 “충분한 휴식을 취해서 몸을 회복시킨 후 날짜가 정해지는 대로 맞춰서 몸을 만들고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올 시즌 윤도영은 몸 상태 난조로 12경기 출전에 그쳤으며 득점 없이 1어시스트만 기록했다.
윤도영은 U-20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이)강인 형이랑 배준호 형이랑 전에 나갔던 형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에 저도 U-20 월드컵은 조금 욕심이 난다”며 “아시안게임에서는 꼭 메달 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