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

‘귀궁’ PD·작가 “‘K-귀신, 안 무섭지 않았나요?”

입력 : 2025.06.19 15:03
SBS 드라마 ‘귀궁’ 포스터. 사진 SBS

SBS 드라마 ‘귀궁’ 포스터. 사진 SBS

시청률도 꽤 성공적인 10%였지만 최근 막을 내린 SBS 드라마 ‘귀궁’이 거둔 가장 큰 수확인 판타지 장르 이야기의 자산으로서 한국 무속신앙의 발견이었다.

윤성식 감독 연출로 윤수정 작가가 대본을 썼던 ‘귀궁’은 이무기 ‘강철’의 혼이 빙의한 주인공 윤갑과 무녀인 여리의 로맨스와 활극을 다룬 작품이었다.

주인공들의 매력과 로맨스, 코믹을 곁들인 액션 그리고 화려한 CG(컴퓨터그래픽)도 작품의 즐길 거리였지만 무엇보다 시청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전설과 설화 등에 기반한 무속신앙의 모습과 이른바 ‘K-귀신’으로 불리는 각종 귀신들의 비주얼 그리고 그에 숨겨진 아픈 사연들이었다.

‘귀궁’은 이러한 이야기를 대중이 받아들일 수 있게 가공한 다음 윤색해, ‘K-무속신앙’ 역시 판타지 하나의 하위장르로 기능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바야흐로 ‘K-귀신’으로 인한 한국만의 판타지 장르의 탄생이다.

SBS 드라마 ‘귀궁’의 윤성식 감독. 사진 SBS

SBS 드라마 ‘귀궁’의 윤성식 감독. 사진 SBS

이 작업의 주도적인 역할에 나선 윤성식 감독과 윤수정 작가가 ‘스포츠경향’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드라마를 마친 소감 그리고 ‘K-판타지’의 가능성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도 전해왔다.

이하 윤 감독, 윤 작가와의 일문일답.

- ‘귀궁’을 마친 소감은?

윤성식 감독(이하 감): “기대 이상의 호응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지난 1년여의 제작 기간 동안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쏟아부은 열정과 땀에 대한 보상이라 여기며 감사함을 느낍니다.”

윤수정 작가(이하 작): “앞서 방영됐던 SBS 금토드라마들이 모두 높은 시청률과 함께 큰 성공을 했었기에, 혹여나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어쩌나 많은 걱정을 했었습니다. 첫 방 전 일주일 내내 악몽을 꿀 정도였어요. 믿기지 않는 높은 첫 방 시청률이 나왔고 높은 시청률로 마무리되어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귀궁’은 제게 단막극이었던 데뷔작을 제외하고 첫 단독 집필에 대본에 대한 주도권을 처음으로 온전히 가져봤던 작품이기에 더욱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SBS 드라마 ‘귀궁’의 한 장면. 사진 SBS

SBS 드라마 ‘귀궁’의 한 장면. 사진 SBS

- 10% 초반대까지 시청률이 올랐던 인기 비결은 뭐라 보는지?

감: “전통적인 한국 귀물들을 소재로 한 퇴마 판타지와 현대적 감각의 혐관(혐오관계)로맨스, 거기에 한국적 정서를 기반으로 한 휴먼드라마의 적절한 조화가 많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함과 편안함으로 다가갔던 것 같습니다.”

작: “누구나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무섭지 않은 오컬트 장르에 로코와 액션, 미스터리, 사극 등을 버무린 혼합 장르가 시청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 시켜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부족한 대본을 넘치게 채워주신 훌륭하신 감독님들, 배우님들, 스태프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연출과 대본 집필에 있어 주안점을 둔 부분은?

감: “‘퇴마 판타지’라는 장르에 대한 선입견을 깰 수 있도록 귀신이나 귀물이 때때로 긴장감 있게 등장하지만, 너무 무섭게만 느끼지 않도록 표현의 수위를 조절했습니다. 또한 이야기의 구조와 선악 구도 및 인물의 전사에 관한 미스터리 등을 시청자분들께서 너무 어렵지 않게 따라오실 수 있도록 적절한 타이밍에 친절하게 설명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거기에 코미디를 가미하여 긴장감 이후의 편안함과 유쾌함을 느낄 수 있도록 긴장과 이완의 리듬을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

SBS 드라마 ‘귀궁’의 한 장면. 사진 SBS

SBS 드라마 ‘귀궁’의 한 장면. 사진 SBS

작: “우선 다양한 장르의 균형을 끝까지 잘 유지하고자 공을 들였습니다. 작품은 크게 보면 인간을 증오하던 악신 강철이가 인간들을 구하고자 스스로 희생하는 선택을 하는 비극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인데, 강철이의 그 선택에 대해 시청자들을 잘 설득시키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숙제였고 또 가장 많은 고민을 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 육성재·김지연·김지훈 등 배우들과 함께 작업한 소감은?

감: “주연 배우 세 사람 모두 작품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고 각자 맡은 역할에 대한 애정이 넘쳤습니다. 또한 각 캐릭터를 분석하고 소화하기에 충분한 연기력과 내공을 가진 배우들입니다. 함께 소통하고 작업하는 동안 언제나 유쾌했고 그 열정과 실력에 놀랄 때가 많았습니다. 어려운 작품, 난도가 높은 연기, 힘든 일정을 잘 견뎌준 배우들에게 감사함을 느낍니다.”

작: “세 배우님들 모두 이전 작품에서 연기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분들이시고, ‘귀궁’에서도 좋은 연기를 해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작품과 각자 맡은 캐릭터에 엄청난 애정을 갖고 최선을 다해주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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