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HD 선수들이 22일 플루미넨시에 패한 뒤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AFP
울산 HD는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출전한 32개팀 중 사실상 최약체다. 축구 전문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 분석에 따르면, 울산 시장가치는 1505만유로(약 238억 4205만원)다. 32개팀 중 최저다. 울산이 1차전에서 패한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3252만유로)의 절반 수준. 같은 조에 속한 플루미넨시(브라질·8256만유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4억7790만유로)와는 비교 자체가 안된다. ‘소규모’ 구단의 한계는 어쩔 수 없었다.
울산은 22일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플루미넨시에 2-4로 졌다. 지난 18일 마멜로디에 0-1로 패한 울산은 브라질 강호 플루미넨시를 상대로 2골을 넣고 2-1로 앞서는 등 선전했지만 16강행 꿈은 무산됐다. 승점이 없는 울산이 26일 도르트문트와 최종전을 이겨도 이미 승점 4를 쌓은 도르트문트, 플루미넨시(이상 1승 1무)를 넘을 수 없다.
울산은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세웠다. 수비를 5백으로 공공히하면서 엄원상을 이용한 역습으로 득점을 노린다는 전략이었다. 울산은 전반 26분 선취골을 내줬지만 엄원상·이진현의 맹활약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역습 도중 오른 측면을 질주한 엄원상이 페널티지역 깊숙한 지역에서 중앙으로 컷백을 배달했고 이를 반대편으로 쇄도하는 이진현이 슈팅 각도가 쉽게 나오지 않는 상황에도 침착하게 왼발로 차 넣었다. 울산의 대회 첫 골. 이진현은 전반 추가시간 역시 역습에서 ‘택배 크로스’을 올렸고 이를 문전으로 달려드는 엄원상이 다이빙 헤딩으로 2-1 앞서는 골을 넣었다. 강호와 맞서 골을 넣기 위해서 역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장면들이었다.
울산은 후반 내리 3골을 내주며 2-4로 역전패했다. 플루미넨시는 지치지도 않았고 기술적으로도 앞섰다. 반면 울산은 ‘체력왕’ 고승범조차도 종아리 경련으로 아웃될 정도로 힘들어했다. 부족한 기술, 체력의 한계를 전술적으로 극복하기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준 한판. 무려 70% 공 점유율을 기록한 플루미넨시는 슈팅을 25개나 찼다. 유효슈팅이 8개, 코너킥이 12개다. 반면 울산은 슈팅 10개, 유효슈팅 3개에 그쳤다. 세계 강호를 상대로 2골을 넣은 것은 잘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남미 최강팀 중 하나인 플루미넨시를 상대로 우리 자부심은 드릴 수 있었다”며 “마지막에 끝까지 버티지 못한 건 배우고 성장할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세계 팀들과) 전력 차가 나는 건 확실히 느꼈다”면서도 “강호들과 경쟁하면서 크게 밀리지 않고 동등하게 겨룬 건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아시아팀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라와 레즈(일본)는 리버 플레이트(아르헨티나)에 1-3, 인터 밀란(이탈리아)에 1-2로 연패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알아인(UAE)도 유벤투스(이탈리아)와 첫판부터 0-5로 크게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