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에 안 밀린다” “경쟁은 더 심화” GK도 오픈한 K리그, 골키퍼들 반응은?

입력 : 2025.06.22 17:19
전북 현대 골키퍼 송범근이 지난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서울과 홈경기가 끝난 뒤 외국인 선수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골키퍼 포지션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황민국 기자

전북 현대 골키퍼 송범근이 지난 2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FC서울과 홈경기가 끝난 뒤 외국인 선수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골키퍼 포지션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황민국 기자

K리그의 골문 변화가 예고됐다. 1999년부터 금지됐던 외국인 선수의 골키퍼 등록 제한이 26년 만에 풀리면서 선수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현재 주전급으로 뛰는 선수는 내년부터 불가피해진 외국인 골키퍼들과 경쟁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백업 골키퍼들은 가뜩이나 좁은 문이 더욱 좁아질 것을 우려할 만 하다.

송범근(28·전북)은 지난 21일 K리그1 20라운드 FC서울과 홈경기(1-1 무)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프로축구연맹 이사회가 내년부터 ‘골키퍼는 국내 선수여야 한다’는 조항을 삭제하기로 했다고 들었다”면서 “K리그 시장을 조금 더 키우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국내 골키퍼들이 더 좋아질지 아니면 자리를 못 잡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송범근은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일본 J리그 쇼난 벨마레에서 뛰었다. 일본에서 외국인 골키퍼로 활약했던 과거 경험을 떠올린 그는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는 수비수들과 소통이 중요하다. 그 부분에서 (실력과는 별개로) 어려움을 많이 느꼈다. 국내 골키퍼들이 내년부터 외국인 선수보다 유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소통과는 별개로 국내 선수들의 수준이 높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일본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중용되었기에) 호락호락하게 외국인 선수들에게 자리를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송범근의 의견과 달리 일부 감독들은 외국인 골키퍼가 빠르게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 전망했다. “타고난 순발력이 다르기에 적어도 1부에선 골문의 국적이 바뀔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벤치에 앉는 시간이 긴 선수들의 어려움은 더욱 클 수 있다. 특수 포지션인 골키퍼는 주전 1명만 시즌 내내 뛰는 일도 많기에 기약없는 인내를 각오해야 한다.

실제로 FC서울 골키퍼인 최철원(31)은 전북전에서 주전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후반 시작과 함께 출전 기회를 얻었다.

최철원은 “지난해 전북을 상대로 출전한 뒤 1년 3개월 만에 얻은 기회라 얼떨떨했다”면서 “외국인 선수까지 들어온다면 경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를 키울 필요 없이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는 경향도 예상돼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니 언제 기회가 주어도 잘 뛸 수 있도록 준비를 잘애햐 한다는 각오가 생긴다. 이런 노력이 팀에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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