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6연승 이끈 1064일 만의 홈런, 김석환 “근래 가장 행복해··· 최형우 선배님 조언 떠올렸다”

입력 : 2025.06.22 21:05
KIA 김석환이 22일 인천 SSG전 8회초 대타로 나와 역전 2점 홈런을 때리고 활짝 웃으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김석환이 22일 인천 SSG전 8회초 대타로 나와 역전 2점 홈런을 때리고 활짝 웃으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1064일 만의 홈런이 가장 극적인 순간 터졌다. KIA가 김석환(26)의 결승 투런 홈런으로 SSG를 꺾고 6연승을 달렸다.

김석환은 22일 인천 SSG전 2-3으로 끌려가던 8회초 1사 1루에서 대타로 나와 역전 홈런을 쏘아 올렸다. 0B 2S로 몰린 상황에서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노경은의 포크볼을 걷어 올렸다. 타구는 120m를 날아가 랜더스필드 오른 담장을 훌쩍 넘었다.

바로 직전 이닝 KIA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역전 홈런을 맞았다. 7회말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안타를 때린 뒤 주심을 돌아보며 욕을 했다는 이유로 퇴장을 당했다. 이숭용 SSG 감독이 벤치를 박차고 나와 한참을 항의 했다. 겨우 상황이 정리되고 바로 다음 투구에서 그전까지 무실점 호투하던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이 한유섬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았다. 한 방으로 경기가 뒤집혔고, 그대로 패전까지 몰릴 위기에서 김석환의 홈런이 나왔다. KIA는 이후 9회초 김호령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굳혔다. 9회말 마무리 정해영이 1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키며 KBO리그 역대 13번째 140세이브를 올렸다.

김석환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요근래 제일 행복했던 것 같다”고 홈런 직후 감상을 전했다. 김석환은 “툭 갖다맞혀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드는 것도 좋았겠지만, 병살타가 나올 수도 있으니까 제 공이 왔을 때 확실하게 스윙을 하자고 생각했다. 운좋게 생각했던 공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어떤 타자든 0B 2S로 카운트가 몰렸는데 자기 스윙을 하기는 쉽지 않다. 확실한 결정구가 있는 투수가 상대라면 더 어렵다. 김석환은 현역 최고령 최형우의 조언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김석환은 “최형우 선배님이 매번 하던 말씀을 생각하며 타석에 들어섰다. 아무리 변화구가 잘 떨어진다고 해도 타이밍 뒤로 잡고 치면 파울 밖에 안 나온다며 앞선 포인트에서 방망이를 돌려야 한다고 하셨다. 늘 그 생각을 하면서 타석에 나갔는데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KIA 김석환이 22일 인천 SSG전 결승 홈런 후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만나 소감을 전하고 있다.

KIA 김석환이 22일 인천 SSG전 결승 홈런 후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만나 소감을 전하고 있다.

김석환은 2017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로 KIA에 입단했다. 3라운드라는 순번이 말해주듯 작지 않은 기대를 받았지만 1군에서 이렇다 할 실적을 남기지 못했다. 어느새 프로 9년 차가 됐지만, 이날 홈런이 통산 5호다. 마지막 홈런은 3년 전인 2022년 7월24일 사직 롯데전이었다.

김석환은 “준비가 부족했다고 스스로 자책을 많이 했다. 올해는 웨이트도 그렇고 평소 하던 걸 독기 품고 배로 준비했다. 준비를 그렇게 해놓으니까 잡생각도 사라지고, 준비한 만큼만 하자는 마음을 먹게 되더라”고 말했다.

이번 시즌 KIA는 잇몸으로 버티는 중이다.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 등 주축 야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자리를 백업 혹은 그 이하 자원들이 나와 메우고 있다. 오선우, 윤도현, 황대인, 김호령 등이 돌아가며 활약을 했다. 이날의 잇몸은 김석환이었다.

김석환은 “주축 선수들이 부상도 많고 하지만 그래도 야구는 해야 하니까. 2군에서 같이 고생했던 형들이 1군 올라와서 같이 야구하고 있는데 시합에 나가든 안 나가든 서로 응원하고 있다. (오)선우 형이나 (황)대인이 형이나 ‘이런 기회 정말 흔하지 않다. 기회 왔을 때 준비한 만큼 잘하자’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4위 KIA는 이날 승리로 전날 무승부를 제외하고 6연승을 달렸다. 5위 SSG와 격차를 1.5 경기로 벌였다. 3위 롯데와 3경기 차 간격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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