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광주 KT전에서 2회말 선제 솔로홈런을 친 최형우와 하이파이브하는 오선우. 광주 | 연합뉴스
시즌 초반 최하위로 추락하며 자존심을 한껏 구겼던 ‘호랑이 군단’이 6월 들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디펜딩 챔피언’ KIA의 상승세가 2025 프로야구 순위 판도를 흔들고 있다.
KIA는 2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2025 프로야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5-4 역전승을 챙겼다. 7회까지 2-3으로 끌려가다 8회초 대타 김석환의 역전 투런포와 9회초 1사 2·3루에서 나온 김호령의 희생플라이로 승리를 따냈다.
이로써 파죽의 6연승을 질주한 KIA는 38승2무33패로 4위를 지켰다. 선두 한화(43승1무29패)와도 고작 4.5경기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언제든지 선두 싸움에 도전해볼만한 위치까지 올라섰다.
KIA의 6월은 무시무시하다. 17경기에서 12승1무5패로 승률 0.706을 기록 중이다. 2위 한화(9승1무6패·0.600)보다 1할 이상 높은 압도적인 6월 승률 1위다.
KIA가 4월 한 때 최하위까지 처졌고, 5월까지 7위에 그쳤던 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6월의 반전은 놀랍기만 하다. 특히 구멍이 숭숭 뚫린 현 전력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KIA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 김도영을 포함해 나성범, 김선빈, 곽도규, 황동하 등 주축 선수 다수가 부상으로 빠져 제 전력이 아니다. 오죽했으면 그동안 주로 2군에서 뛰던 선수들이 1군으로 올라와 ‘함평 타이거즈’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KIA 성영탁. 광주 | 연합뉴스
하지만 외국인 선수들의 분전과 깜짝 스타들의 등장으로 빈 자리를 훌륭히 채우고 있다. 특히 KIA가 2024년 신인드래프트 10라운드에서 지명해 지난달 말 처음으로 1군에 올라온 오른손 투수 성영탁은 13경기에 등판해 17.1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순식간에 KIA 불펜의 새로운 힘이 됐다.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 그동안 허리 부상으로 고생했던 패트릭 위즈덤이 6월 16경기에서 타율 0.319, 4홈런, 1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70으로 완벽하게 살아났다. 여기에 5월 평균자책점이 4.75에 그쳤던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6월 4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96으로 살아난 것도 고무적이다. 이번 시즌 7승3패, 평균자책점 3.03을 기록중인 애덤 올러는 기복이 없다.
사실 KIA의 초반 가장 큰 문제는 마운드였다. 선발진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좋아졌지만 계속 흔들리는 불펜이 문제였다. 하지만 KIA의 6월 평균자책점은 3.19로 2위 SSG(3.43)에 앞선 1위다. 선발 평균자책점(3.20)은 당당 1위이며, 4~5월 평균자책점이 모두 5점대에 그쳤던 불펜도 6월 들어 3.18로 크게 좋아졌다. 6월 불펜 평균자책점이 KIA보다 좋은 팀은 롯데(3.09) 뿐이다.
서서히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찾아가고 있는 KIA는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된다. 7월에 핵심 자원들이 대거 복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도영과 나성범, 김선빈은 7월 중 1군 복귀를 목표로 재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아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던 이의리는 22일 퓨처스(2군) 리그에서 가진 13개월 만의 첫 실전 등판에서 2이닝을 탈삼진 4개를 곁들여 비자책 1실점으로 막아내며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이들이 모두 건강하게 돌아온다면, ‘V13’을 향한 KIA의 행보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KIA 김도영. 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