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괴기열차’ 공식포스터, 사진제공|NEW
■편파적인 한줄평 : 공포는, 쏙 빠졌는데요?
아마도 코믹 판타지물로 분류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제목과 다르게 공포만 쏙 빠진, 영화 ‘괴기열차’(감독 탁세웅)가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관객을 만날 시동을 건다.
‘괴기열차’는 조회수에 목마른 공포 유튜버 ‘다경’(주현영)이 의문의 실종이 연이어 발생하는 광림역의 비밀을 파헤치며 끔찍한 사건을 맞닥뜨리게 되는 미스터리 호러물, 아니 코믹 판타지물이다. 주현영, 전배수, 최보민 등 신선한 조합으로 달린다.

영화 ‘괴기열차’ 속 장면들.
콘텐츠 자체로 보면 나쁜 매무새는 아닌데, ‘호러물’이란 장르에 가두면 영 싱겁다. 공포유튜버 ‘다경’을 중심으로 여러 편의 괴담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는데, 구현해내는 연출은 호러물보다는 코믹 판타지 드라마에 가깝다. 조회수에 목마른 ‘다경’이 기묘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광림역 역장(전배수)을 찾아가 ‘전설의 고향’처럼 괴담을 듣는 과정에서, ‘다경’의 성격과 그 변화가 입체적으로 그려지는 건 강점이지만 코믹한 지점까지 놓치지 않고 건드리며 장르적 충돌을 일으킨다.
극 초반 코믹한 분위기가 제대로 잡히는 것도 ‘호러물’로 볼 땐 자충수다. 그 뒤에 나오는 괴담들에 대한 긴장감이 뚝 떨어진다. 게다가 괴이한 피사체들을 표현한 미쟝센도 신선한 맛은 있으나, 공포감을 전달하기 위해서 설계된 거라면 실패다. 코믹한 뉘앙스에 잡혀, 기이한 비주얼들에 웃음이 터진다. 어디에 힘을 주고, 어떤 것을 살릴 지 제작진의 선택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점은 역시나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력이다. 장편영화 첫 주연을 맡은 주현영은 ‘SNL 코리아’ 속 가벼운 이미지를 싹 지우는 데에 성공한다. 물론 캐릭터적 코믹한 부분이 도드라지긴 하지만, 욕망에 사로잡힌 ‘다경’의 변화까지도 성공적으로 보여주며 관객들을 설득한다. 전배수와 주고받는 호흡도 좋다. 또한 첫 스크린 연기에 도전한 최보민도 제 몫은 해낸다. 다음달 9일 개봉 예정.
■고구마지수 : 2개
■수면제지수 : 3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