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시환. 한화 이글스 제공
선두 질주 중인 한화의 몇 안되는 고민은 ‘4번’ 노시환이다. 5일까지 홈런 16개로 국내 선수 중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타율이 0.225로 저조하다. 4월 한 달 타율 0.303으로 타격감이 좋았는데 5월 0.206으로 무너졌고, 6월에도 0.213으로 회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사령탑은 노시환을 감쌌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6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훈련 하는 노시환과 길게 대화를 나눴다. 김 감독은 “타율에 신경쓰지 마라. 지금 너만큼 수비 이닝 길게 소화해 준 선수가 없다는 말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노시환은 이날까지 83경기 전 경기 선발 출장했다. 5월21일 NC전 딱 1경기 지명타자로 나갔고, 나머지 82경기는 모두 3루 자리를 지켰다. 수비 이닝 730.1이닝으로 압도적 1위다. 2위인 SSG 박성한(680.2이닝)과 비교해도 50이닝 가까이 차이가 난다. 10개 구단 야수 중 이날까지 700이닝 넘게 수비를 한 건 노시환 뿐이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팀 사정상 노시환이 꿋꿋하게 선발 3루로 출장을 이어가고 있다.
김 감독도 이런 사정을 당연히 알고 있다. 김 감독은 “다른 선수 같으면 벌써 지명타자 치겠다고 하고, 경기 안 나가려고 할 텐데 노시환은 끝까지 수비를 하려고 한다. 그런 면에서 배트 스피드가 떨어지는 건 인정을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 4일 키움전 노시환을 6번으로 배치했다. 수비 부담이 큰 만큼 타석이라도 좀 더 편안하게 들어가라는 의도였다. 노시환은 9회 결승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배려에 화답했다. 그리고 김 감독은 5일 경기 곧장 노시환을 4번에 재배치하며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노시환은 6일 경기에도 4번으로 나선다.
김 감독은 “2할2푼을 치든, 2할3푼을 치든 나는 타율이 중요하다고 생각 안 한다. 스트레스 너무 받지 말라고 했다. 물론 말이 쉽기는 하지만, 좀 더 편하게 하자는 이야기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