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선수들이 지난 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3대 2로 이긴 뒤 그라운드를 걸어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본격적인 순위 싸움이 시작되는 7월, LG는 선두를 완전히 빼앗겼다. 마운드가 붕괴하고 타선이 가라앉으며 4연패에 빠졌다. 어느새 2위도 뺏겼다. ‘단독 1위’를 달리던 시기가 아득하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전투태세’로 치고 올라가겠다던 사령탑의 선전포고가 무색해졌다.
LG는 지난 5일 삼성전 패배로 4연패에 빠졌다. 6월을 삼성 시리즈 스윕패로 침울하게 시작했던 LG는 이번에도 삼성을 상대로 루징 시리즈를 확정했다.
LG는 지난달 12일 SSG전 2연승 이후 한 달 가까이 연승이 없다. 한화에 패하며 1위 자리를 내준 뒤 연패를 거듭하며 내리막을 걷고 있다. 5일에는 4연패와 함께 무서운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KIA에 2위 자리까지 빼앗겼다. 1위로 시즌을 시작한 LG가 3위를 찍은 것은 개막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5일까지 최근 20경기 승률만 따지면 LG는 0.368로 리그 9위다. 범위를 최근 10경기로 좁히면 승률은 0.300까지 떨어진다. 리그에서 가장 낮다.
LG는 시즌 초반 탄탄한 국내 선발진의 힘으로 승수를 쌓아 왔다. 그러나 최근 선발 로테이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달 22일 송승기의 두산전 승리 이후 선발승이 없다.
외국인 투수들은 ‘원투펀치’의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 요니 치리노스는 지난달 12일 SSG전 이후로 승리가 없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는 최근 4경기 동안 매번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각각 다승과 평균자책 리그 최상위를 다투던 임찬규와 송승기가 부진에 빠지고 손주영까지 구위에 힘이 떨어지고 있다. LG의 최근 20경기 선발 평균자책은 4.93으로 두산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높다.

LG 신민재가 지난달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적시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불펜 전력은 두텁지만 구원 효과는 미미하다. 장현식은 5월까지 1점대 평균자책을 유지하며 8세이브를 올렸던 기세가 급격히 꺾였다. 5일 삼성전에서 강민호에게 역전 홈런을 허용했다. 김진성이 20홀드를 달성했고 유영찬이 8경기 무실점을 기록 중이지만 1위 탈환을 위해서는 필승조의 고른 활약이 필요하다. 최근 20경기 불펜 평균자책 역시 5.22로 리그에서 삼성(5.72) 다음으로 높다.
타선은 오랜 침체기에 빠져 있다. 5일까지 최근 10경기 팀 타율이 0.240으로 리그 평균(0.259)에도 못 미친다. 한화 역시 팀 타율이 0.239에 불과하지만 장타와 마운드의 힘으로 승수를 쌓고 있다. 반면 LG는 장타율마저 0.326으로 리그에서 가장 낮다. 최근 10경기 득점이 30점에 그친다.
이제 한 번 더 삐끗하면 중위권까지 내려간다. 투타가 ‘총체적 난국’에 빠진 LG로서는 이번 올스타 브레이크를 통해 반드시 국면을 전환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