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 2개 풀어헤치고 야생미 뿜뿜 가라비토
박진만 “온순한 우리팀에 딱 필요한 강인함”

삼성 외국인 투수 헤이손 가라비토(사진)는 KBO리그에 잘 적응하고 있다.
부상으로 빠진 대니 레예스를 대신해 지난달 삼성 유니폼을 입은 가라비토는 6월26일 한화전에서 5이닝 1안타 4삼진 무실점으로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지난 2일 두산전에서는 5이닝 3안타 2볼넷 7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아직 승리는 올리지 못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내고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지난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자기가 던질 수 있는 투구 수를 다 던지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점차 갖고 있는 구위를 다 보여줄 수 있는 몸 상태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만족해 했다.
첫 번째 경기에서는 62개를 던진 가라비토는 두번째 경기에서는 87개를 던지며 투구수를 늘렸다. 다음 경기에서는 100개까지 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고 시속 154㎞를 던지는 가라비토는 제구력까지 검증을 받았다. 박 감독은 “타자를 압박할 수 있는 구위를 갖고 있다”라며 “처음에 데려왔을 때는 제구에 대한 걱정이 있었는데 지금은 말끔히 씻어낸 상황이다. 아리엘 후라도와 가라비토를 원투펀치로 선발진을 구축하게 됐다”고 호평했다.
가라비토가 투구할 때 특징이 하나 있다. 유니폼의 단추를 풀어헤치고 투구하는 것이다. 박 감독은 오히려 그런 모습을 반겼다. 그 이유로 “야성미나 강인함을 마운드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며 “타자들은 간혹 단추를 푸는데 투수들은 투구할 때 방해될 수도 있지 않나. 그런데 가라비토는 강인함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에 필요한 캐릭터였다. 박 감독은 “우리 팀은 너무 온순한 선수들이 많다. (가라비토 같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가 필요하다. 좋은 선발 투수를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가라비토는 “2018년부터 이렇게 입기 시작했다. 단추를 2개 푸는 게 덜 갑갑하고 편하게 느껴져서 이렇게 입는다”라고 답했다. 오히려 가라비토에게는 유니폼을 풀어서 열어 젖히는게 더 편하게 느껴지는 듯 보인다.
삼성과 계약 당시 “디아즈와는 도미니카에서 같이 뛰었고, 후라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소개했던 가라비토는 기존 외인 선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도 했다. 그는 “첫 경기에서 후라도와 디아즈가 많이 도와줬다. 이후에는 담당 통역에게 많이 정보도 얻고 있고 여러 면으로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덕분에 가라비토는 KBO리그에 잘 적응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긴장감의 끈을 내려놓지 않았다. 그는 “아직 못 만나본 팀들도 있어서 더 상대를 해봐야할 것 같다”며 “영상으로나 전력분석으로 공부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 만나봐야 더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