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줄부상인데 가장 높은 순위 경신…“앞으로 더 좋아질 것” 김태형 롯데 감독도 인정한 ‘잇몸 야구’

입력 : 2025.07.10 14:26
  • 글자크기 설정
김태형 감독의 축하를 받는 롯데 이호준.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태형 감독의 축하를 받는 롯데 이호준.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는 지난 9일 사직 두산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5-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시즌 47승3무38패 승률 0.553을 기록한 롯데는 4위 KIA와의 격차를 1.5경기로 벌렸고 전반기 3위를 확보했다.

롯데가 전반기를 5위권 내로 마친 건 2015년 10구단 체제를 구축한 이후 세번째다. 2015년 5위, 2023년 5위를 기록했던 롯데는 10개 구단 체제에 돌입한 이후 가장 높은 순위를 자랑했다. 전반기를 3위 이내로 마친 건 8개 구단 체제에서 3위를 기록했던 2012년 이후 13년만이다.

롯데의 팀 사정을 보면 놀라울만한 순위다. 올시즌 롯데는 선수들의 부상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활약하며 두각을 드러낸 ‘윤나고황’이 모두 부상으로 이탈한 전력이 있다. 지난 8일 1군으로 돌아온 황성빈도 그동안 왼손 약지 골절로 수술 후 재활 과정을 소화해왔다. 비교적 1군을 지켰던 나승엽은 나승엽은 지난달 초 부진으로 내려갔다가 2군에서 훈련 도중 타구에 얼굴을 맞아 부상을 입는 변수를 맞이하기도 했다. 윤동희와 고승민은 후반기에나 돌아올 수 있다. 지난해 트레이드의 성공 사례로 꼽힌 손호영도 손가락 근육 부상으로 6월 중순부터 전력에서 제외된 상태다.

9일 사직 두산전에서 등판한 롯데 심재민. 롯데 자이언츠 제공

9일 사직 두산전에서 등판한 롯데 심재민.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들 뿐만이 아니라 크고 작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가 돌아온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내가 감독을 하면서 이렇게 많은 선수들이 부상이 온 건 처음 봤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롯데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기분 좋게 후반기를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전반기를 돌이켜본 김태형 감독은 “사실 어떻게 보면 지난해 잘해준 선수들인 손호영, 나승엽, 윤동희, 황성빈 등이 그만큼 못 하지 않았나. 그래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에는 특별히 ‘뭐가 더 좋아졌다’라는 건 없다”라고 평했다.

대신 필승조와 내야진에서 안정감을 찾은게 컸다. 김 감독은 트레이드로 영입한 정철원, 지난해 수술을 하고 건강해진 모습으로 필승조에 합류한 최준용, 정철원과 함께 이적한 내야수 전민재의 이름을 차례로 떠올려봤다.

하지만 단순히 이들 세 명 덕분에 좋은 성적이 나온게 아니다. 전반적으로 뎁스가 두터워진게 느껴진다. 김 감독도 “전반기에는 선수층이 좋아진게 굉장히 크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부상자가 빠진 자리에는 새로운 선수들이 나타났다.

9일 경기는 롯데의 ‘잇몸 야구’가 돋보인 대표적인 사례였다.

이날 롯데는 마무리 김원중이 어깨 통증으로 등판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불펜을 운용해야했다. 주로 경기 후반 등판했던 정철원이 6회부터 마운드에 올랐고 최준용이 8회부터 9회까지 멀티이닝을 책임지는 상황이었다. 결국 최준용이 9회 역전을 허용하면서 교체됐고 베테랑 김상수 좌완 송재영까지 꺼낼 수밖에 없었다.

불펜 투수를 모두 소진한 상황에서 연장에 접어든 롯데는 이날 1군에 등록한 심재민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 심재민은 지난해 잇딴 부상으로 1군에서 한 차례도 등판하지 못했고 올해에도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소화했다. 김진욱, 구승민 등을 내리면서 생긴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불렀지만 경기전까지만해도 바로 활용할 생각이 없었다.

그리고 심재민은 연장 10회 1사후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았고 연장 11회까지 마운드를 무실점으로 지켰다. 덕분에 연장 11회 끝내기가 나오면서 승리 투수가 됐다.

끝내기를 친 이호준은 주전 유격수 전민재의 백업 역할을 했던 선수다. 전민재가 4월 말 사구 여파로 나오지 못했을 때 이 자리를 대신했다. 전민재가 돌아온 뒤에도 백업의 역할로 내야를 지켰던 이호준은 6월 초 슬라이딩을 하다가 오른 중지에 부상을 입어 6월10일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지난 5일이 되어서야 1군의 부름을 받았다.

다시 1군에서 뛰게 된 이호준은 자신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끝내기 안타를 쳐냈다. 김 감독은 동료들에게 물세례를 맞고 더그아웃으로 걸어오는 이호준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지었다.

팀이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삼은 롯데는 전반기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게 된 것은 물론 후반기 더 도약할 수 있는 기대감까지 키웠다. 김태형 감독은 “전반기에 선수들이 너무 잘 해줬다”라며 “앞으로 팀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라고 후반기를 바라봤다.

9일 사직 두산전에서 끝내기를 친 이호준에게 물세례를 퍼붓는 롯데 선수단. 롯데 자이언츠 제공

9일 사직 두산전에서 끝내기를 친 이호준에게 물세례를 퍼붓는 롯데 선수단. 롯데 자이언츠 제공

박수, 공유 영역

댓글 레이어 열기 버튼

기자 정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