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민. KT 위즈 제공
KT 안현민(21)은 2025년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입단 3년 차인 그는 단숨에 팀의 주전으로 자리잡았고, 그 기회를 기다렸다는 듯이 맹활약 중이다. 지난해 김도영(KIA)이 있었다면, 올해는 안현민이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KBO리그에서 주목하는 선수로 몸집을 키웠다.
안현민은 감독 추천 선수로 올스타전 초대장도 받았고, 팬투표 1위로 올스타전 홈런 더비 출전 영광도 안았다. 안현민은 최근 기자와 인터뷰에서 “지금도 너무 신기하다. 올스타전이라는 무대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고 얼떨떨해 했다. 홈런 더비에서 배팅볼 투수로 ‘선배’ 배정대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는 안현민은 ‘홈런을 몇 개나 칠 것 같냐’는 물음에 “못 칠 수도 있을 것 같다. 크게 욕심을 내는게 아니라 일단은 하나라도 치는게 중요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KT는 전반기 5할 승률을 힘겹게 지키며 5강 경쟁권을 유지했다. ‘깜짝 스타’ 안현민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전반기 주축 타자인 강백호가 부상, 멜 로하스 주니어가 부진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가운데 안현민이 그 빈자리를 채웠다.
9일 현재 안현민은 타율 0.354를 치며 16홈런 53타점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 0.465, 장타율 0.651, OPS(출루율+장타율) 1.116을 기록 중이다.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타격 1위 빅터 레이예스(롯데·0.344), 출루율 1위 최형우(KIA·0.432), 장타율 1위 르윈 디아즈(삼성·0.601)보다 각 기록이 높아 후반기 타격 순위권의 태풍의 눈으로 주목받는다.
안현민은 달라진 입지에 대해 “지금 평가받을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지막까지 그림을 잘 그리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일단은 다치지 않고 뛰는게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안현민은 2022년(2차 4라운드) 입단과 함께 군 입대해 지난해 2월 전역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정교한 임팩트와 엄청난 파워를 뽐내던 안현민을 눈여겨 보다 1군에 데뷔시켰다. 그러나 첫 기회는 살리지 못했다. 1군 데뷔 9경기째이던 6월21일 LG전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오른손 약지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하면서 수술대에 올라 두 달 가량 공백이 생겼다. 복귀 이후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 싸움 가운데서는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당시를 떠올린 안현민은 “부상은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라서 빨리 잊으려고 했다. 수술 이후 며칠간은 힘들었지만 그냥 ‘다시 잘 준비해서 다시 올라가자’라는 생각만 했다”고 설명했다.
1년도 안 돼 안현민은 180도 다른 선수가 됐다. 이미 상대 투수진의 집중 견제가 시작됐는데, 잘 이겨내고 있다. 외국인 타자 같은 근육질 하드웨어에서 나오는 파워에 신인급 타자 치고는 타석에서 보여주는 안정감이 베테랑 같다. 몇 달 새 안현민의 일상도 크게 달라졌다. 안현민은 팀 내 유니폼 판매 1위 선수가 됐다. 선수 출입구는 그를 만나려는 팬들로 붐빈다.
안현민은 시즌 반환점인 올스타전을 앞두고 “제가 이번 시즌 목표로 했던 것은 다 이뤘다. 이제 풀타임을 뛰겠다는 목표만 남았기 때문에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게 중요하다”며 “남은 목표 하나는 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것이다. 나 역시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안현민은 신인왕 후보는 물론이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가 될 가능성, 야구 대표팀에 승선할 가능성도 조금씩 거론된다.안현민은 “태극마크는 어떤 선수든 꿈꾼다. 나 역시 고등학교 때부터 꿈꿔 왔다. 하지만 워낙 뛰어난 선배들이 많다. 지금은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대표팀에 발탁될 만큼 야구를 더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