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그레이스’ 이글-칩인 버디-끝내기 이글로 메이저퀸 등극… 그레이스 김 “모든게 미친 마무리”

입력 : 2025.07.1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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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김이 13일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리조트GC에서 열린 LPGA 투어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두고 두 팔을 벌리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에비앙레뱅|AFP연합뉴스

그레이스 김이 13일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리조트GC에서 열린 LPGA 투어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두고 두 팔을 벌리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에비앙레뱅|AFP연합뉴스

“공이 물에 빠졌다는 걸 알았지만 골프는 마지막까지 끝난 게 아니잖아요. 공을 드롭하고 일단 그린에 올리는 데만 집중했는데 홀에 들어가더라고요.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아요. 모든 게 미친 마무리였어요.”

호주교포 그레이스 김(25)은 여전히 흥분된 표정으로 에비앙 챔피언십 1차 연장전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 13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리조트GC(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4번째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총상금 80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그는 마지막홀 짜릿한 이글로 지노 티띠꾼(태국)과 공동선두(14언더파 270타)를 이룬 뒤 첫 연장에서 기사회생했고, 두 번째 연장에서 끝내기 이글로 승리했다.

그레이스 김의 우승은 기적같은 드라마였다. 정규라운드 18번홀(파5)을 남기고 그레이스 김은 티띠꾼에 2타차 3위를 달리고 있어 우승은 생각할 수 없었다. 먼저 경기를 마친 아마추어 세계 1위 로티 워드(잉글랜드)와 경쟁하던 티띠꾼은 17번홀(파4) 버디로 1타차 선두가 된 뒤 마지막 홀에서는 안전하게 3번만에 그린에 올려 버디를 추가한다는 작전을 선택했다. 그레이스 김이 이글을 잡아도 우승할 수 있는 상황을 머리 속에 그렸다.

하지만 그레이스 김의 세컨샷이 핀 50㎝ 뒤에 꽂히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티띠꾼이 승리를 앞두고 약 2m 버디 퍼트를 실패했고, 그레이스 김이 이글을 잡아 둘 만의 연장전이 이어졌다.

첫 연장에서도 그레이스 김은 세컨샷을 물에 빠뜨렸으나 1벌타 후 친 4번째샷을 약 25m 칩인 버디로 연결해 비겼고, 2차 연장에서는 마침내 3.3m 끝내기 이글 퍼트를 넣고 두 손을 번쩍 치켜올렸다.

그레이스 김이 13일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리조트GC에서 열린 LPGA 투어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호주 국기를 배경으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에비앙레뱅|AP연합뉴스

그레이스 김이 13일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리조트GC에서 열린 LPGA 투어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호주 국기를 배경으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에비앙레뱅|AP연합뉴스

세계랭킹 99위 그레이스 김은 신인이던 2023년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4월)에서 성유진 등과 벌인 3명 연장전에서 승리한데 이어 2년 3개월 만에 2승을 거두고 메이저퀸에 등극했다. 사이고 마오(일본), 마야 스타르크(스웨덴), 이민지(호주)에 이어 올해 4번째 메이저 우승자가 된 그는 상금 120만 달러(약 16억 5000만원)를 거머쥐고 시즌 상금을 140만 5468달러로 불렸다.

공식 인터뷰에서 그는 “하와이에서 우승하고 몇 차례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의심이 늘고 번아웃도 왔었다”고 털어놓은 뒤 “이번에도 우승은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저를 믿어주는 팀원들 덕분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며 고마워 했다. “에비앙 챔피언십에선 2023년 첫 출전(컷탈락)에 울기도 했는데, 경험이 큰 차이를 만든다”며 스스로 대견해 했다.

2000년 12월 시드니 교외에서 한국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그는 호주 주니어대표로 2018년 유스 올림픽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고 LPGA 엡손투어(2부)를 거치며 성장했다. 한국명 김시은인 그는 2019년 서울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전에 참가해 해외부문 여자개인전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선두와 1타차 공동 3위로 출발한 이소미는 이날 2오버파 73타로 최혜진과 함께 공동 14위(8언더파 276타)로 마쳐 메이저 우승과 2대회 연속 우승 앞에서 아쉽게 물러났다.

LPGA 투어는 18번째 대회에서 또 시즌 첫 우승자가 나오면서 올해 아무도 2승을 거두지 못한 진기록도 이어가게 됐다. 티띠꾼은 시즌 2승과 생애 첫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놓쳤으나 상대를 진심으로 축하하는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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