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따라’ 포르티모넨스행 신평고 유동경·안현…“마지막 금배 우승할래요”

입력 : 2025.07.2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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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명문 포르티모넨스로 떠나는 충남 신평고 유동경(왼쪽)·안현이 지난 22일 충남 제천축구센터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7.22 한수빈 기자

포르투갈 명문 포르티모넨스로 떠나는 충남 신평고 유동경(왼쪽)·안현이 지난 22일 충남 제천축구센터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7.22 한수빈 기자

“처음에 어머니한테 들었는데 거짓말하는 줄 알았어요. 갑자기 결정 났다고 해서요.”

충남 신평고 안현은 포르투갈 포르티모넨스 영입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22일 제천축구센터에서 만난 안현과 유동경은 제58회 대통령 금배 전국고등학교 축구대회 8강전을 앞두고 남다른 심경을 털어놨다. 두 선수에게 이번 대회는 고교 무대 마지막 경기인 동시에 8월 유럽 입단을 앞둔 이별 무대다.

“마지막이니까 우승하고 가자”

올해 두 차례 전국대회에서 우승컵을 놓친 신평고에게 금배는 마지막 기회다. 유동경은 “가벼운 마음으로 왔는데, 이번 연도에 우승을 못해서 저에게는 이게 신평고 마지막 대회니까 꼭 우승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안현도 “마지막이니까 우승을 한 번 하고 가자”며 같은 뜻을 전했다. 에이스 박시후가 K리그2 충남 아산과 계약하며 떠났지만 “선수들이 다 잘하니까 빈자리가 생기는 것은 없다”며 팀워크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승우가 거쳐간 그 팀으로

포르투갈 명문 포르티모넨스로 떠나는 충남 신평고 유동경(왼쪽)·안현이 지난 22일 충남 제천축구센터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7.22 한수빈 기자

포르투갈 명문 포르티모넨스로 떠나는 충남 신평고 유동경(왼쪽)·안현이 지난 22일 충남 제천축구센터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07.22 한수빈 기자

두 선수가 향할 포르티모넨스는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 소속팀이다. 포르투갈 리그는 유럽에서 6위권 위상을 가진 리그로, 젊은 선수들이 유럽 빅리그 진출 전 경험을 쌓는 무대로 평가받는다. 포르티모넨스는 리그 내 중하위권 팀이지만 젊은 선수 육성에 강점을 보이며, 이승우를 비롯해 박지수, 김용학, 이예찬, 김태원 등 한국 A대표팀 및 연령별 대표 출신 선수들이 거쳐간 팀이다.

유동경은 롤모델로 전북 현대 이승우를 꼽았다. “이승우 선수 좋아해요”라며 수줍게 말한 유동경은 왼쪽 윙어로 뛰며 “볼을 가지고 있을 때 치고 나가는 것과 앞으로 전진하는 것, 스피드가 장점”이라고 자평했다.

등번호 9번을 달고 스트라이커로 뛰는 안현은 “힘이 자신 있고 상대를 속이는 기술도 자신 있다”며 “키 큰 공격수 스타일은 아니어서 헤더보다는 나와서 공을 받아주고 연결해 주고 다시 들어가는 방식으로 경기한다”고 설명했다.

포르티모넨스가 본 두 선수의 가능성

안현은 “저의 적극성을 보고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고, 움직임이나 패스 같은 것이 공격수답다고 하더라”며 구단의 평가를 전했다.

유동경은 다른 학교에서 뛰다 2학년 초 신평고에 와서 큰 변화를 겪었다. “처음에 여기 왔을 때 선수들이 다 눈빛이 살아 있고 경기 속도도 너무 빠르고 몸싸움 자체도 달라서 적응하는 데 오래 걸렸다”고 회상했다.

감독의 조언을 따른 결과 플레이스타일도 강인하게 변했다. “부딪혀야 된다고 하셨어요. 제가 원래는 선수들과 부딪히지도 않고 태클도 하지 않고 그냥 공만 차는 선수였는데, 여기서는 부딪히는 것을 안 하면 나중에 안 된다고 해서 지금은 태클도 많이 하고 많이 부딪힌다”며 성장 과정을 설명했다.

같은 반 친구, 함께 유럽 도전

안현과 유동경은 학교에서는 같은 반 친구다. 함께 포르티모넨스 입단이 결정된 뒤 “같이 가게 됐다고 얘기하고 가서 잘하자”는 대화를 나눴다. 유동경은 “혼자 가는 것보다는 같이 가니까 덜 걱정된다”고 말했다.

두 선수의 유럽에서의 목표는 명확하다. 안현은 “경기를 일단 다 뛰는 것, 득점을 계속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은 유스 팀인데 최대한 빨리 A팀으로 올라가고 싶다. 한국에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배수의 진을 쳤다. 유동경은 “우선 가서 소통을 잘하고 싶다. 팀에 빨리 녹아들고 싶다”며 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연애하지 말고 운동만 해”

포르투갈 명문 포르티모넨스로 떠나는 충남 신평고 유동경(왼쪽)·안현이 지난 22일 충남 제천축구센터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07.22 한수빈 기자

포르투갈 명문 포르티모넨스로 떠나는 충남 신평고 유동경(왼쪽)·안현이 지난 22일 충남 제천축구센터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07.22 한수빈 기자

마지막으로 금배에서 몇 년을 더 뛸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안현은 “다른 생각하지 말고 그냥 운동만 해라”고 조언했다.

유동경은 “연애는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왜 연애를 하면 안 되냐는 질문에 “내가 계속 안 해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냥 여자친구가 없어야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대통령금배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유럽에 직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 영등포공고의 대회 최초 3연패 도전, 전통의 강호 보인고가 이를 저지할지, 극장골로 8강까지 올라온 경기 안양공고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등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펼쳐지는 가운데, 신평고의 마지막 에이스들도 대회 최초 우승이라는 새로운 금자탑에 도전한다. 유럽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꿈이 제천에서 영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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