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한태양. 롯데 자이언츠 제공
프로야구 롯데는 ‘꺼지지 않는 불꽃’ 같은 생명력으로 정규시즌 100경기 고지를 향해가고 있다. 5강 후보 우선순위로 거명된 팀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여름 시즌 이후로는 한두 번 큰 고비가 올 것이라는 시각도 따랐지만 롯데는 8월 문턱인 7월28일 현재 승률 0.558(53승3무42패)로 3위를 지키고 있다
각 부문에서 새 얼굴이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한 가운데 장기레이스에서 전력 부침을 줄여준 결정적 요소 하나가 내야뎁스의 변화였다. 롯데는 수비에서 약세를 보이면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새 외국인타자로 내야수를 후보군에 올리고 딕슨 마차도 같은 유격수를 실제 영입했던 전력도 있다. 지금도 롯데는 내야진으로 전력의 우위를 가져가지는 못한다. 그러나 롯데 내야는 더 이상 약하지 않다. 주력 자원이 부상 공백기를 보내는 가운데서도 틈을 메워주는 얼굴이 수면으로 올라왔다. 선수층이 생겼다.
롯데는 올시즌 2루수로 선발 출전 이력을 남긴 선수만 8명이 된다. 유격수는 5명, 3루수는 6명이 1경기 이상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내야 뎁스를 키운 상징적 선수가 입단 4년차 군필 내야수 한태양이다. 한태양은 최근 2루수로 주로 출전한 가운데 유격수와 3루수도 오갔다. 6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7(160타수 47안타) OPS 0.819를 기록하고 있다. 방망이 재능은 일찌감치 인정받았지만 최적의 포지션을 예약해놓고 상무에서 롯데로 돌아온 건 아니었다.
롯데 김민호 수비코치가 2025시즌을 앞두고 캠프에서 선수들을 지돌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사실 내야수로 안착 가능성을 놓고는 대체로 반신반의하는 관계자들이 많았다. 김민호 롯데 수비코치 또한 한태양을 처음 마주했을 때 내야수로 첫인상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김민호 코치는 최근 롯데 수비를 놓고 기자와 대화 중 “한태양에게 내야수가 맞는 자리인지 처음에는 확신하지 못했다. 사실, 다른 재능을 살리려면 외야수로 적응하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 허하는 생각도 했다”고 했다. 그러나 20대 초반의 젊은 내야수는 불과 몇 달 만에 베테랑 코치의 경륜과 경험을 흔들었다.
시즌을 치르면서도 변화가 확연히 보였다, 김민호 코치는 시즌 중에도 경기 출전이 적은 젊은 야수들을 놓고는 기술훈련을 이어갔다. 그 대상 중 한명이던 한태양은 어느 시점 이후로 김민호 코치의 계산을 벗어나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2004년 두산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김민호 코치 기억에도 거의 없던 장면이었다.
김민호 코치는 “어느 순간부터 ‘확’ 달라지며 급성장하는 게 보였다”며 “한태양을 보면서 코치로서 한번 더 다짐하게 된다. ‘코치는 선수를 포기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한태양. 롯데 자이언츠 제공
한태양은 실책 3개를 기록하고 있다. 내야 유망주라는 타이틀로 용납할 만한 실수를 한다. 그러나 수비율 0.975로 내야 전포지션을 오간 선수로는 나쁘지 않은 수치를 보이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을 안정감을 선사하고 있다. 또 내야수로 거침없는 움직임을 보이며 화려한 수비도 종종 해내고 있다.
롯데는 최근 고승민, 손호영 등 주력 내야수들이 동시에 빠져있을 때도 큰 무리 없이 버텨냈다. 개막 시점부터 함께한 새 주전 유격수 전민재가 시작한 변화이지만 롯데 내야진에 지속력이 생긴 건 한태양 같은 ‘젊은 태양’이 떠오른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