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이 지난해 11월 북중미월드컵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공식전 10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진 울산 HD가 극도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반등을 시도한다. 김판곤 감독 경질설과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 내정설이 연일 제기되는 가운데, 팬들마저 등을 돌린 울산에게는 2일 수원FC와의 홈경기가 위기 탈출의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울산은 2일 오후 7시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20라운드 순연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는 당초 6월 22일 예정됐지만 울산의 FIFA 클럽월드컵 참가로 연기됐다.
K리그1 3연패의 영광을 누렸던 울산이 이처럼 벼랑 끝으로 내몰린 것은 최근 참혹한 성적 때문이다. 울산이 마지막으로 승리를 거둔 것은 두 달 전인 5월 24일 김천 상무전에서 3-2로 이긴 경기다. 이후 K리그1에서만 6경기 연속 무승을 기록했고, 클럽월드컵 3전 전패와 코리아컵 8강 탈락까지 포함하면 공식전 10경기에서 3무 7패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현재 울산은 승점 31점으로 7위에 머물러 있다. 한 경기를 덜 치렀지만 선두권 경쟁은 이미 멀어졌고, 10위 안양FC와는 불과 승점 4점 차에 불과해 강등권 진입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팬들의 분노는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응원 보이콧을 선언했고, 지난달 30일 팀K리그 경기에서는 김판곤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경기장에는 지휘부를 비판하는 현수막까지 등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31일 울산이 신태용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에게 감독직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신태용 감독도 본지에 울산으로부터 제안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만약 신태용 감독이 울산 지휘봉을 잡으면 2012년 성남 일화 이후 13년 만에 K리그 감독직을 맡게 된다.
신태용 감독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2-0으로 꺾으며 ‘카잔의 기적’을 연출한 바 있다. 이후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맡아 2020년 미쓰비시컵 준우승을 이끌었고, 지난해에는 23세 이하 아시안컵에서 황선홍 감독이 이끌던 한국의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을 저지하기도 했다. 올해 1월 미쓰비시컵 4강 진출에 실패한 뒤 인도네시아 지휘봉을 내려놓은 신 감독은 현재 대한축구협회 비상근 대외협력부회장과 성남FC 비상근 단장을 역임하며 현장 복귀를 준비해왔다.
울산 HD 김판곤 감독. 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 17일 울산은 팬 간담회를 열고 김광국 단장이 시즌 중 감독 교체는 없다며 김판곤 감독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지만, 이후 3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며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번 수원FC전이 김판곤 감독에게는 사실상 고별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울산의 감독 교체는 기정사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인 수원FC는 11위 강등권에 있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수원FC는 최근 광주FC(2-1), 포항 스틸러스(5-1), FC안양(2-1)을 연달아 제압하며 3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FC서울에서 영입한 윌리안이 3경기 연속 득점하며 4골을 터뜨리는 등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울산에게는 그나마 희망적인 소식도 있다. 최근 영입한 말컹이 지난달 27일 강원FC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2018년 경남FC에서 K리그1 득점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했던 말컹의 활약이 울산의 공격력 회복에 열쇠가 될 전망이다.
울산이 수원FC를 꺾는다면 무승 탈출과 함께 6위로 올라서며 상위권 진입이 가능하다. 반면 수원FC도 승리하면 4연승과 함께 10위로 한 계단 상승할 수 있어 양 팀 모두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울산이 왕조 부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아니면 김판곤 감독의 마지막 경기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