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지난 2일 서울 IFC 더포럼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기자회견을 앞두고 올 여름 토트넘을 떠나겠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33)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새로운 축구 인생을 예고했다.
손흥민은 지난 2일 서울 IFC 더포럼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기자회견을 앞두고 “올 여름 팀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등번호 7번을 달고 10년간 최고의 무대를 누볐던 그가 새로운 도전 의지를 밝힌 순간이었다.
2015년 8월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10년 사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손흥민이 10년간 토트넘에서 보여준 활약상이 그 증거다. 손흥민은 입단 초기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2200만 파운드·약 405억원)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잠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첫해 기록은 공식전 4경기에서 8골(EPL 4골)에 불과했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듬해 EPL에서 14골을 포함해 47경기에서 21골을 쏟아내면서 본격적으로 주전을 꿰찼다. 손흥민은 2023~2024시즌까지 EPL에서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기록을 썼다. 특히 2021~2022시즌에는 EPL 23골로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을 작성하는 동시에 동갑내기 무함마드 살라흐(리버풀)와 함께 EPL 공동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아시아 선수로 EPL 득점왕에 오른 것은 그가 최초의 사례였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쌓은 기록들은 놀라움 그 자체다. 손흥민은 2024~2025시즌까지 토트넘에서 공식전 454경기를 뛰면서 173골 101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 선수로 득점 기록을 살펴보면 역대 5위에 해당한다.
손흥민의 골 사냥은 EPL에서도 독보적이다. 손흥민은 EPL에선 127골을 기록했는데, 아시아에선 비교의 대상이 없는 압도적인 1위다. 손흥민 다음으로 EPL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22골의 황희찬(울버햄프턴)이다. 손흥민은 어시스트 부문에서도 71개로 역시 박지성(은퇴·21개)보다 훌쩍 앞선 1위였다. 스포츠통계업체 ‘옵타’는 “손흥민이 EPL에서 골과 도움 모두 70개 이상 기록한 11명의 선수 중 하나”라면서 “2024~2025시즌을 소화한 현역 선수로는 손흥민과 살라흐, 케빈 데 브라이너(나폴리)가 있다”고 전했다.
손흥민이 EPL 득점왕 트로피를 안고 기뻐하고 있다. 손흥민 SNS
손흥민에게 유일한 아쉬움이 있었다면 우승컵과 인연이 없었다는 점이다. 다행히 손흥민은 지난 5월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으면서 ‘무관(無冠)’의 꼬리표를 뗐다. 손흥민이 태극기를 몸에 휘감은 채 동료들과 함께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은 토트넘에서 보낸 10년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손꼽힌다.
우승컵을 드는 손흥민. AFP연합뉴스
그러나 손흥민 개인에게는 토트넘을 떠날 때라는 결심을 내린 시기이기도 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장기인 스피드와 슈팅이 조금씩 하락세를 보였던 그는 토트넘과 장기 재계약을 맺는 대신 새 둥지를 찾기로 했다.
손흥민은 차기 행선지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1년 남은 북중미 월드컵은) 저에게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기에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을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미국프로축구(MLS) 진출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손흥민의 이적설로 뜨거웠던 로스앤젤레스(LA) FC가 새 둥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