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독주하다 5월 말부터 침체기
지난달 22일부터 12경기 11승 급상승
“승부는 100G 이후부터” 막판 스퍼트
LG 선수들이 지난달 29일 잠실 KT전에서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100경기까지 얼마나 버티는지가 중요하다. 진짜 순위는 100경기 이후부터 정리되기 시작한다.”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 6월 10일 ‘100경기’를 언급했다. 한 차례 한화에 1위를 빼앗긴 뒤 LG의 기세가 약해져가던 시기였다. 염 감독은 “변수에 대처하고 빠진 부분을 메꾸면서 버틴 부분이 시즌 후반 승부처에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떨어지면 팀이 달릴 수 있는 동력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정규시즌 144경기를 3등분하면 LG의 등락폭이 명료하게 드러난다. 처음 48경기를 치른 5월 말까지는 파죽지세의 1위였다. 12연승을 달린 한화에 잠시 선두 자리를 내어줬지만 시즌 초반 넉넉히 승수를 쌓아둔 만큼 금세 만회할 수 있었다.
경기의 3분의 1을 치르고 서서히 여름으로 향하던 5월 말부터 LG의 침체기가 시작됐다. 개막 후 6할 이상을 유지해 온 승률은 5할 초반까지 떨어졌다. 5월 중순 무릎 인대 파열로 전열에서 이탈한 리드오프 홍창기의 빈자리를 채우느라 시행착오를 겪었다. 잔부상에 시달린 문성주를 비롯해 문보경, 박동원, 오지환, 오스틴 딘까지 타격감이 떨어져 타선이 가라앉았다.
터닝 포인트는 지난달 22일 KIA전이었다. 정규시즌 3분의 2가 끝나가는 시점이었다. 1·2차전을 역전승으로 잡고 스윕승을 거둔 LG는 가파르게 치고 올라오던 KIA를 저지했다. KIA전 이후 지난 3일 삼성전까지 12경기에서 11승을 기록했다. KIA에 이어 KT와 삼성을 상대로 전승했다. 줄곧 발목을 잡았던 타격 사이클도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이 기간 LG의 팀 타율은 0.310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
시즌 중반 침체기는 LG의 막판 레이스에 이정표가 돼줬다. 구단은 우승 경쟁을 위해서는 마운드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는 지난해보다 구위가 떨어지고 변화구 구사력이 약해져 선발 투수로서 부족하다는 평가를 시즌 초반부터 받았다. 부상으로 6주간 이탈했다가 돌아온 뒤에도 여전히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LG는 지난 3일 에르난데스를 방출하고 새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를 영입했다.
베테랑 야수들이 타격 부진에 시달리는 동안 백업 선수들은 눈에 띄게 성장했다. 루키 박관우는 7월 한 달간 타율 0.368을 기록하며 최고의 대타 효율을 뽑아냈다. 7월 초 타격 슬럼프를 겪은 구본혁도 KIA전을 거치며 공격은 물론 내야 수비 전반을 아우르는 유틸리티 선수로 자리 잡았다.
LG는 지난 3일까지 103경기를 치렀다. ‘약속의 100경기’를 지나자마자 1위 한화와의 승차를 없앴다. 버티기는 끝났다. 이제 본격적인 우승 경쟁이다. LG는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막판 스퍼트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