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적인 쟁점 셋
1. 왜 ‘애마부인’이었나
2. 방효린 노출 수위, 그것이 관건이다
3. 2500:1, 방효린을 선택한 이유는?
이해영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OTT플랫폼 넷플릭스 시리즈 ‘애마’(감독 이해영)가 ‘애마부인’이 나왔던 야만의 시대를 소환한다. 1980년대 우민화 정책으로 삼은 이른바 ‘3S 장려책’ 때문에 벌어지는 어이없는 충무로의 일상을 TV 화면에 고스란히 담아낸다. ‘독전’ ‘천하장사 마돈나’ ‘유령’ 등을 연출한 이해영 감독이 이번에도 섬세한 손길로 작품의 결을 다듬는다.
그런데 궁금하다. 성인지감수성이 높아지고 젠더와 세대 갈등이 첨예해지는 2025년에, 왜 하필 ‘애마부인’이었을까. 궁금증을 안고 스포츠경향이 최근 만난 이해영 감독에게 편파적인 쟁점 세가지를 내밀었다.
‘애마’ 속 이하늬.
■쟁점1. ‘애마부인’이 ‘애마’가 되기까지
‘애마’는 1980년대 한국을 강타한 에로영화의 탄생 과정 속,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가려진 어두운 현실에 용감하게 맞짱 뜨는 톱스타 ‘희란’(이하늬)과 신인 배우 ‘주애’(방효린)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다. ‘애마부인’을 찍기 위해 여배우들을 벗기려는 폭력적인 제작 현장의 뒷면이 공개된다.
“이 소재를 처음 생각한 건 첫 연출작 ‘천하장사 마돈나’(2006)를 끝낸 직후였어요. 영화로 만들겠다고 생각한 뒤 시놉시스로 간단하게 적어놓은 얘기였는데, 18년이 지나서야 시리즈로 만들게 됐네요. ‘애마부인’과 그 시대가 가진 의미가 제 호기심을 자극했거든요. 1980년대엔 남성과 여성이 각자 대중스타로 누리는 입지와 지위가 달랐어요. 남성 스타의 섹시함은 성조기 같은 이미지였다면, 여성의 섹시 아이콘이었던 마돈나는 ‘음탕하고 타락한’ 이미지가 강했죠. 죄의심을 심어놓은 거예요. 불온한 상징처럼 여겨진 거죠. 그런 시대 속 ‘애마부인’의 입지는 남달랐죠. 하지만 그때 시도하기엔 두 시간 안에 끝날 수 있는 이야긴 않았어요. 그렇게 책을 덮었고, 시간이 흘러 세상이 달라지고 내 시야까지 넓어지면서 지금의 ‘애마’로 재탄생되었어요. ‘3S’를 장려하면서도 실질적인 표현의 자유는 억압된 시대의 아이러니를 냉소적으로 바라보고 싶었거든요.”
‘애마’ 속 방효린.
■쟁점2. 방효린 노출 수위, ‘애마부인’ 노출 수위를 감안한다면
‘애마부인’을 다루지만 그 시대 아이러니를 날카롭게 집어내야하기 때문에 작품 속 노출 수위는 특히나 더 중요한 문제였다.
“이걸 처음 기획할 때부터 촬영할 때까지 끝없이 고민한 건 노출의 수위였어요. 소재가 ‘에로영화’다 보니 예비 시청자가 어느 정도 노출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 같고, ‘그렇다면 그 기대감을 담보해줘야하는 건가’ 등의 갈등과 고민이 오랫동안 있었죠. 그런데 실제 ‘애마부인’을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노출이 없어요. 성애 영화로 장려됐지만 당시 표현의 규제가 엄격해서 구체적인 표현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심의에 걸리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노출하면서도 실제 노출한 것과 진배없는 그런 수위를 고민해야하는 게 가장 어려운 숙제였어요. 그렇다고 진짜 ‘애마부인’ 노출 수위보다 더 나아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요. 하지만 베드신은 충실하게 찍어야만 했기 때문에, 극 중 두 배우가 얼마나 교감하고 진짜 사랑을 나누는 것처럼 보이는지에 주안점을 뒀어요. 서로 눈빛을 교환하거나 맞잡은 손이 중요한 포인트였죠.”
이해영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쟁점3. 방효린이어야만 했던 이유
신예 방효린을 뽑은 건 기적이었다. 오디션에 25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려들었지만,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이해영 감독은 낙담했다고.
“정말 찾기 어려워서 ‘이런 캐릭터는 없나보다’ 낙담하고 있을 때였죠. 거의 마지막에 드라마틱하게 나타났고, 신선한 매력으로 제 눈을 사로잡았어요. 물론 화려한 외모를 지녔거나 기술적으로 연기를 잘한다기 보다는 그 친구는 자신의 진심을 다해서 한음절 한음절 꾹꾹 담아서 진짜를 담아낼 줄 알아요. 유전적으로 타고난 것처럼요. 그리고 극 중 ‘주애’가 지닌 간절한 마음이 진짜처럼 느껴지는 게 중요했어요. 그래야 ‘주애’를 더 응원하는 마음이 생길 거니까요. 그게 방효린에겐 있었습니다.”
‘애마’는 넷플릭스서 시청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