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지난 3일 미국 뉴욕주 아이칸 스타디움에서 진행되는 축구대표팀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56)이 내년 북중미 월드컵을 겨냥해 준비하고 있는 구상을 확인할 기회가 왔다.
7일 오전 6시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의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미국과 평가전이 바로 그 무대다. 역대 12번째 맞대결이다. 2014년 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맞붙은 이래 11년 7개월 만에 다시 만난 미국을 상대로 홍 감독은 다양한 실험을 예고했다.
북중미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낸 홍 감독은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는 한편 본선 경쟁력을 시험하겠다는 의도 아래 이번 미국 원정 2연전(7일 미국·10일 멕시코)을 추진했다. 지난 7월 국내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 국내파 위주의 검증 무대였다면, 이번엔 유럽파까지 통틀어 옥석을 가린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로 만만치 않은 강호인 미국과 첫 판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역시 옌스 카스트로프(22·묀헨글라트바흐)의 출전 여부다.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카스트로프는 국가대표 최초의 외국 태생 혼혈 선수다. 카스트로프는 독일 각급 연령별 대표팀에 꾸준히 선발됐지만, 태극마크에 대한 갈망을 내비치면서 이번 소집에 합류했다.
홍 감독은 카스트로프가 그라운드 전역을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공격과 수비에 모두 관여하는 ‘진공청소기’ 같은 타입의 선수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순간 속도가 무려 시속 35.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빠른 발을 무기로 상대의 공세를 끊어내는 게 특기다. 다소 거친 플레이로 경고를 수집하는 빈도가 높은 편이지만 어느 정도 선을 지킬 줄 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카스트로프가 수비 라인의 든든한 벽이 되어준다면 대표팀 공격도 살아날 수 있다.
동아시안컵에서 한 차례 실험했던 스리백 전술도 가동된다. 국내파 선수들을 대상으로 가능성만 확인한 이 전술이 유럽파들에게도 맞춤옷이 될지가 변수다. 스리백은 수비와 공격에서 모두 수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지만 빠른 공수 전환과 강인한 체력, 조직력이 모두 요구된다. 홍 감독이 준비한 스리백은 중앙 수비수 셋을 배치하는 게 아니라 더욱 흥미롭다. 측면 수비인 설영우(27·즈베즈다)가 수비로 나설 땐 스리백의 한 축으로, 역습으로 전환할 때는 미드필더처럼 전진해 중원을 돕는 인버티드 풀백처럼 뛸 수 있다. 설영우가 세르비아 명문인 즈베즈다에서 맡았던 역할이다. 홍 감독은 “미국과 멕시코는 굉장히 좋은 준비를 하고 있는 강팀”이라며 “피지컬과 스피드적인 측면에서 뛰어나기에 좋은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이 직접 변화를 예고했던 손흥민(33·토트넘)의 달라진 활용법도 미국전에서 나타날 수 있다. 오세훈(26·마치다)과 오현규(24·헹크)가 기본적으로 선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흐름을 바꾸는 교체 카드에선 손흥민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홍 감독은 “손흥민의 스트라이커 기용은 최종예선에서도 있었던 일”이라며 “손흥민이 얼마나 오래 뛰느냐가 아니라 어떤 순간에 어떻게 결정적 역할을 해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