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전 멕시코 대표팀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실력보다 생년월일이 먼저였다. 중국축구협회가 새 감독 선임 기준에서 나이 제한을 70세 미만에서 60세 미만으로 대폭 강화하면서, 검증된 베테랑 감독들이 줄줄이 명단에서 사라졌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멕시코를 이끌며 독일과 한국을 연달아 꺾었던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64)가 대표적인 피해자다.
소후닷컴은 “외부에서 큰 화제가 됐던 전 멕시코 대표팀 감독 오소리오가 한때 중국 대표팀 감독의 최대 유력 후보였지만, 올해 64세인 그는 명백히 축구협회가 정한 나이 범위를 넘었다”고 전했다. 콜롬비아 출신 오소리오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멕시코 대표팀을 맡아 러시아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뤘다. 특히 조별리그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1-0으로 격파하고 한국도 2-1로 제압하며, 교수님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전술 능력을 뽐냈다.
희생양은 더 있다. QQ뉴스에 따르면 62세인 조제 모리뉴와 66세인 최강희도 새 나이 제한에 걸려 후보에서 제외됐다. K리그에서 전북 현대 왕조를 일구고, 중국 슈퍼리그까지 경험한 최강희 산둥 타이산 감독도 물망에 올랐지만, 나이가 발목을 잡았다.
산둥 타이산 최강희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중국축구협회가 내놓은 새 감독 조건은 60세 이하, 국적 무관, 전임직, 유효한 직업 코치 자격증 보유, 높은 수준의 리그 감독 경험, 소통 능력과 건강, 품행 단정, 현대 축구 전술 이해 등 7가지다. 이 중 60세 이하 조건을 만족하는 후보로는 파비오 칸나바로(52), 로거 슈미트(58), 파울루 벤투(56), 펠릭스 산체스(50) 등이 거론된다.
중국 매체들은 이번 나이 제한 강화가 전임 드라간 이반코비치 감독의 부진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QQ뉴스는 “71세인 이반코비치가 중국 대표팀을 이끄는 동안 성적 부진뿐만 선수들을 여러 번 잘못 인식하는 등 고령으로 인한 문제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나이만으로 감독의 자격을 제한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거세다. 축구계에서는 70대에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명장들이 적지 않다. 실제로 알렉스 퍼거슨 경은 72세가 되던 2013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끌며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로이 호지슨은 77세이던 2024년 초까지 크리스털 팰리스 감독을 맡았다. 감독직은 체력보다 경험과 전술적 통찰력이 중요한 만큼, 나이보다 실력을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중국으로서는 대표팀 재건이 시급하다. 하지만 검증된 실력을 갖춘 베테랑 감독들을 나이 제한으로 배제하면서, 오히려 선택의 폭을 스스로 좁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축구협회는 이달 말까지 새 감독을 선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