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빈스 벨라스케즈. 롯데 자이언츠 제공
8년만의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는 롯데의 외국인 투수 고민이 시즌 막판 더 커지고 있다.
롯데는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알렉 감보아를 내보내려다가 박진으로 변경했다. 감보아가 왼쪽 팔꿈치의 불편함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검진 결과 큰 부상은 아니라는 판정이 나왔지만 며칠 동안 경과를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다음 선발 등판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기존 외인 투수 찰리 반즈가 부상과 부진으로 방출되면서 롯데에 입단한 감보아는 올시즌 대체 외인의 최고 성공 사례로 꼽힐 만큼의 활약했다. 전반기까지 6승1패 평균자책 2.11을 기록하며 에이스로 우뚝 섰다. 6월에는 5경기 5승 무패 평균자책 1.72를 기록하며 월간 최우수선수(MVP)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하지만 후반기 팀이 하락세를 타면서 감보아 홀로 끌어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의 후반기 성적은 10경기 1승5패 평균자책 3.32다. 최근 경기인 10일 한화전에서는 야수들의 잇따른 실책을 이겨내지 못하고 4이닝 만에 강판됐다. 이날 기록한 8실점 중 자책점은 3점에 불과했다. 이제 팔꿈치의 불편감을 호소해 등판까지 거르게 됐다.
감보아는 선발 경험이 거의 없는 투수다.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서 주로 불펜으로 던졌다. 마이너리그 한 시즌 최다 이닝은 2022년 더블A에서 기록한 88.1이닝이었다.
선발 투수를 하고 싶어 롯데로 온 감보아는 이미 99.2이닝을 던졌다. 감보아는 전반기를 마친 후에도 팔꿈치 불편함으로 한 차례 휴식을 가진 바 있어 우려를 키운다.
가뜩이나 외국인 투수 걱정이 많던 롯데에 부담이 더해졌다. 또 다른 대체 외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가 제 몫을 해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22경기 10승5패 평균자책 3.65를 기록한 터커 데이비슨과 8월 결별한 뒤 야심차게 벨라스케즈를 영입했다. 하지만 벨라스케즈는 6경기 1승4패 평균자책 10.50을 기록 중이다. 경기당 평균 4.6점을 내주며 번번히 무너졌다. 최근 경기인 13일 SSG전에서는 1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0.2이닝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메이저리그 통산 191경기에 선발 144경기를 뛰었고 38승을 거둔 이력이 KBO리그에서는 전혀 힘을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롯데는 국내 투수진이 약한 팀 중 하나다. 국내 1선발 박세웅은 전반기까지는 9승을 가파르게 쌓았다가 후반기 들어서는 기복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승운도 따르지 않아 개인 6연패에 빠져있다.
8월 6경기 평균자책 2.51로 안정감 있게 던지던 나균안도 최근 2경기 연속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5선발 이민석도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해 최근에는 2경기 연속 중간 계투로 경기에 나섰다.
6위 롯데는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5위 삼성과의 격차가 크지 않아 희망은 있지만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고민을 안기면서 제대로 던질 선발 투수가 없는 상황이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더라도 딱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