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땅 드러낸 한국 N01 골프장…결국 잔디도 신토불이?

입력 : 2025.09.1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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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폭우에 약한 양잔디 탓

한국 잔디로 교체 구장 늘어

신한동해오픈 최종 라운드가 열린 지난 14일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 2번 홀 그린 주변 잔디가 죽어 곳곳에 맨땅이 보이고 있다.

신한동해오픈 최종 라운드가 열린 지난 14일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 2번 홀 그린 주변 잔디가 죽어 곳곳에 맨땅이 보이고 있다.

인천 송도에 있는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약칭 ‘잭니’)는 주말 골퍼들에게는 ‘꿈의 골프장’이다.

골프전문 매체 골프다이제스트가 지난 5월 발표한 ‘대한민국 최고의 골프 코스’ 순위에서 1위에 오른 이 골프장은 그동안 프레지던츠컵과 LIV 골프 한국 대회 등 대규모 국제 대회를 여러 차례 열었다.

골퍼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보기를 바라지만 회원 동반이 아니면 라운드를 할 수 없다.

그린피도 비회원 기준 주중 35만원, 주말 45만에 이른다. 캐디피는 17만원이고 리무진카트 이용료도 1인당 5만5000원이다.

이런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가 최근 예전 같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지난 11~14일 열린 메이저급 대회 신한동해오픈 때이다.

이번 대회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아시안 투어가 공동 주관했다. 국제 대회인 셈이다.

이런 대회가 지난 11일 열린 1라운드 경기부터 ‘프리퍼드 라이(preferred lies)’를 적용받으며 진행됐다. ‘프리퍼드 라이’는 코스 상태가 매우 나쁠 때 페어웨이에 있는 공을 집어 올려 닦은 뒤 한 클럽 길이 이내 등 정해진 범위 내에서 다시 내려놓고 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로컬 룰이다. 이 룰이 적용되면 기록도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17일 스포츠경향이 받은 대회 경기위원회의 공식 입장문을 보면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의 전반적인 코스 상태는 양호하지만 장기간의 강우, 지나치게 부드러운 페어웨이, 극심한 더위 등으로 인해 일시적인 비정상적 상황이 존재합니다. … 경기위원회는 공정한 플레이를 돕고 페어웨이를 보호하기 위해 프리퍼드 라이에 관한 로컬 룰을 적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라고 밝혔다.

실제 대회 기간 코스에서는 잔디가 죽으면서 드러난 맨땅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는 페어웨이는 벤트그래스, 러프는 켄터키 블루그래스 등 양잔디(한지형 잔디)를 쓰고 있다. 잔디가 손상된 곳은 켄터키 블루그래스를 심은 러프 쪽에 특히 많았다. 벤트그래스가 심어진 페어웨이와 그린 주변에도 잔디가 죽은 곳이 많이 보였고, 보수를 했지만 잔디가 완전히 자리잡지 못한 곳도 있었다.

대회 2주 전 회원인 지인의 초대를 받아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라운드를 했다는 한 골퍼는 “초대해 준 분이 ‘골프장 잔디 상태가 너무 나빠 걱정이다. 올 여름이 특히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지인은 “지난달 4~6일 휴장하는 동안 코스 보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는데 손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골프장 업계 관계자는 “최근 폭염일수가 늘어나고 폭우가 내린 뒤 갑자기 기온이 오르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잔디 뿌리가 물에 데쳐지는 것 같은 상황이 된다”면서 “한지형인 양잔디가 특히 견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양잔디를 한국 잔디로 바꾼 골프장이 올해만 7곳이라고 들었다”면서 “국내에서 양잔디를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 4~7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이 열린 블랙스톤 이천도 페어웨이와 러프를 켄터키 블루그래스에서 한국 잔디로 교체했다. 지난해 대회 당시 폭염으로 잔디가 죽어 맨땅이 곳곳에 드러났던 이 골프장은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9홀씩 차례로 문을 닫고 27홀 전체의 잔디를 중지로 바꿨다.

제주도의 경우 10년 전만 해도 양잔디를 사용하는 골프장이 전체의 90%에 달했지만 지금은 5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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