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 개막작 ‘어쩔수가없다’ 배우들과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병헌, 이성민, 염혜란, 박희순, 손예진, 박찬욱. 사진제공|연합뉴스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반환점을 돌았다. 개최 30주년을 기념하는 만큼 수많은 해외 스타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지만, 한편으로는 논란의 중심에 선 사카쿠치 켄타로, 그리고 하정우, 윤여정 등 국내 스타들의 지각 사태로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0일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부산국제영화제 공식상영작을 관람한 뒤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2025.9.20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명(明) | 화려한 축포,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 깜짝 방문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식 레드카펫부터 달랐다. 개막작인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 이병헌, 손예진, 이성민, 염혜란, 박희순 등을 비롯해 수많은 국내 스타들이 포토월에 섰다. 특히 블랙핑크 리사는 깜짝 손님 자격으로 참석,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과거 아시아 영화 시장의 유명 배우들이 대거 참석하기도 했다. 홍콩 배우 양가휘는 올해 신설된 경쟁 부문 심사위원 자격으로 참석했고, ‘중경삼림’ ‘해피 투게더’ ‘화양연화’ ‘무간도’ 등 여러 작품으로 사랑받고 있는 양조위도 무대 위에 섰다. 이밖에도 서기, 계륜미, 허광한 등 대만 배우들도 팬들을 만났다.
17일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포즈를 취하는 배우 신예은(왼쪽)과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영화 ‘프로텍터’로 돌아오는 할리우드 배우 밀라 요보비치는 남편인 폴 앤더슨의 손을 잡고 나타났고, 신작 ‘프랑켄슈타인’을 내놓은 거장 기예르모 델 토로도 이날 아내, 딸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았다. 기예르모 델 토로는 특히 개막식 행사에서 배우 신예은과 애교 배틀을 벌여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영화제 기간 중 이재명 대통령 내외가 부산을 방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지난 20일 오후 5시 제30회 BIFF를 찾아 영화 ‘극장의 시간들’을 관람했다. ‘극장의 시간들’은 이종필 감독의 ‘침팬지’와 윤가은 감독의 ‘자연스럽게’를 묶은 옴니버스물로, 이 대통령 내외는 영화 관람 후 GV(관객과의 대화)에도 참석해 영화 산업에 대해 짚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감독들에게 “영화는 일종의 종합 예술이자 하나의 산업”이라며 “영화 제작 생태계가 나빠지고 있다는데 정부도 영화산업이 근본부터 충분히 성장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겠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땀과 열정이 배어있는 영화를 감독, 배우들과 함께 보니 가슴이 떨린다”고 덧붙였다.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윗집 사람들’ 오픈토크에 참석한 감독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겸 감독 하정우, 공효진, 김동욱. 사진제공|연합뉴스
■암(暗) | 하정우, 공효진, 윤여정 등 줄줄이 지각사태에 ‘눈살’
논란도 있었다. 우선 개막식에 참석한 사카구치 켄타로가 최근 불거진 사생활 이슈로 기자간담회를 취소, 또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사카구치 켄타로는 오픈 시네마 섹션에 초청된 영화 ‘파이널 피스’ 주연으로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양다리 논란을 의식한 듯 표정은 편치 않아 보였다.
앞서 일본 연예매체 주간문춘에 따르면 사카구치 켄타로는 도쿄의 한 아파트에서 3세 연상의 비연예인 여성과 동거 중이다. 해당 여성은 헤어와 메이크업을 담당하는 스태프로, 사카구치 켄타로와 4년 이상 동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뿐만 아니라 그가 동거 당시 인기 여배우인 나가노 메이와 양다리였다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나가노 메이 측은 주간문춘에 “(사카구치 켄타로와) 사귄 것은 맞지만, 다른 분과 동거 중이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답변해 잡음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사카구치 켄타로는 18일 예정됐던 부산국제영화제 기자간담회까지 취소하며 취재진을 따돌렸다.
교통체증으로 인한 스타들의 줄줄이 지각 사태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영화 ‘윗집 사람들’의 연출과 주연을 맡은 하정우와 공효진, 김동욱은 지난 19일 오전 11시에 열린 오픈토크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교통체증을 이유로 15분 늦게 무대에 올랐다. “차가 좀 막혀서 배우 분들과 감독님이 몇 분 후 도착할 것 같다”는 진행자의 변명이 있었으나, 정작 뒤늦게 무대에 선 하정우, 공효진, 김동욱은 별다른 사과 없이 선글라스를 낀 채 행사를 진행해 ‘관객을 향한 예의’에 대해 지적받았다.
앤드루 안 감독(왼쪽부터), 배우 윤여정, 한기찬이 19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프로텍터’ 야외무대인사에서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배우 윤여정, 한기찬과 앤드류 안 감독도 이날 오후 4시 할리우드 영화 ‘결혼 피로연’ 오픈토크가 예정됐으나, 교통체증 때문에 윤여정과 앤드류 안 감독이 늦게 도착했다. 먼저 도착한 한기찬이 겨우 행사를 이어갔으나, 윤여정과 앤드류 안 감독이 10분 늦게 합류해 관계자들의 마음을 쓸어내리게 했다. 이때문에 오후 4시 40분에 예정된 공식 기자회견까지도 5분 정도 지연돼 모두를 아쉽게 했다. ‘결혼 피로연’ 측 역시 이에 대한 사과는 별도로 전하지 않았다.
한편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오는 26일까지 부산 일대에서 진행된다. 64개국 328편의 작품을 선보이며, 상영은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 신한카드홀,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공개홀, 메가박스 부산극장까지 총 7개 극장, 31개 스크린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