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구자욱. 삼성 라이온즈 제공
SSG 최정. 연합뉴스
한창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 3위 SSG와 4위 삼성이 주축 타자들의 병원 검진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삼성은 22일 주장 구자욱의 검진 결과를 전했다. 구단 측은 “구자욱이 검진 결과 왼쪽 무릎 염증 소견이 있다”라며 “23일 상태를 확인해 일정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자욱은 전날 왼 무릎의 불편함을 호소해 이날 열린 수원 KT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대타로도 출전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지난 20일 잠실 LG전에서 수비 도중 무릎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잠실구장의 미끄러운 잔디를 원인으로 꼽으며 “어제(20일) 경기 전에 비가 많이 내려서 그 영향인 듯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전 선수가 다쳐서 이런 시기에 못 나오는 건 큰 타격”적지 않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감독의 우려는 경기 결과로 나왔다. 이날 경기 전까지 4연승을 달리며 3위 SSG와의 격차를 1.5경기까지 좁힌 삼성은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볼 수도 있었던 기회였다. 하지만 3-6으로 패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격차는 다시 2.5경기로 벌어졌다.
올시즌 135경기 타율 0.320 19홈런 90타점 등으로 팀 타선을 이끌고 있는 구자욱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삼성으로서는 지난해의 악몽을 다시 떠올릴 만한 상황이었다. 구자욱은 지난 시즌 129경기 타율 0.343 33홈런 115타점 등으로 커리어하이를 달성하며 팀의 플레이오프 직행을 이끌었다.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2차전에서 주루 플레이를 하다 왼 무릎 부상을 입었고 내측 인대 미세 손상 소견을 받았다. 시리즈 도중 일본으로 치료를 다녀오는 등 회복에 집중했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포함됐지만 구자욱은 한 타석도 소화할 수 없었다. 삼성은 준우승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시즌을 마치고 재활 과정을 거친 구자욱은 정상적으로 개막을 맞이했다. 그리고 올시즌에도 여전히 타선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주장으로서 정신적 지주의 역할을 했다. 시즌 막판 순위 싸움에서 구자욱의 존재감은 크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구자욱이 부상으로 이탈하게 된다면 삼성은 손실이 크다.
다행히 구자욱이 큰 부상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염증 소견이 있었고 부상을 입었던 부위인만큼 예전처럼 수비를 모두 소화할 수 없을 전망이다. 23일 두산전에서는 선발로 출전하더라도 지명타자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으로서는 최대한 관리하며 구자욱과 함께 가을야구를 가야한다.
SSG 역시 간판타자 최정의 검진 결과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SSG 구단은 같은 날 “최정이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왼쪽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에 가벼운 염증을 확인했다”면서 “상태가 많이 호전됐으나 일부 불편감이 남아 있어 치료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최정은 지난 20일 인천 두산전을 앞두고 훈련을 소화하다 좌측 햄스트링에 불편함을 느껴 경기에 빠졌다. 21일 두산전에서도 나서지 못했다.
SSG로서는 비상 사태를 맞이했다. 최정은 올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고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최정은 SSG와 4년 총액 110억원에 계약하며 야심차게 새 시즌을 바라봤다. 하지만 3월17일 KIA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5월 초가 되어서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최정은 5월13일 NC전에서 KBO리그 최초 통산 500홈런까지 쏘아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부상 여파 탓인지 좀처럼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했고 6월12일 LG전에서는 경기 전 수비 훈련 도중 공에 눈 부위를 맞는 부상을 입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8월 중순에는 목 부위의 담 증세로 경기에 결정하기도 했다.
9월 들어 감을 찾기 시작했다. 8경기 타율 0.360 4홈런 등을 기록하며 팀의 순위 싸움을 이끌었다. 그런데 다시 또 햄스트링 부상이 발목을 잡을 뻔했다. 개막 전 부상을 입었던 우측 햄스트링이 아닌 좌측 햄스트링이라 더욱 우려를 샀다. 부상 정도가 심할 경우 남은 시즌 순위 경쟁은 물론 포스트시즌에서도 제 전력으로 싸울 수 없게 된다. 현재 SSG 타선에서 최정만큼 경험 많은 타자가 많지 않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지만 SSG도 역시 최정의 상태를 면밀하게 살피며 활용해야한다. SSG는 “경기 출전 여부는 선수의 회복 상황을 면밀히 점검한 뒤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