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예진, 사진제공|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배우 손예진의 세계가 달라졌다. 2022년 11월 아들을 출산한 후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완전히 변해버렸다는 그다.
“아들로 인해서 제 인생 1부터 10까지 다 달라졌다고 봐도 돼요. 인생이 변해버렸다니까요. 이젠 제가 예전에 어떤 여배우였는지도 가물가물해요. 요즘은 매일 유아차 끌고 다니고 아들 친구들이 있는 놀이터도 자주 나가요. 엄마들이랑도 친하게 지내고 있고요. 지금은 ‘배우 손예진’보다 ‘엄마 손예진’이 첫번째가 되었나봐요. 그러면서도 내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엄마요. 나가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더욱 감사하게 느껴지는데요. 모든 엄마가 이렇게 대단한 일을 해내고 있다는 걸 몸소 느끼고 있는 요즘이에요.”
손예진은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로 7년만에 컴백한 소감부터 결혼과 출산으로 달라진 자신의 삶, 그리고 감사한 마음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들려줬다.
배우 손예진, 사진제공|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7년만의 컴백작, 박찬욱 감독 때문에 선택해”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손예진은 만수의 아내 ‘미리’ 역을 맡아 7년 만에 스크린 컴백을 신고한다.
“오롯이 박찬욱 감독과 작업하고 싶어서 선택한 작품이에요. 초고에서는 미리 분량이 훨씬 적었거든요. 임팩트도 미미했고요. 솔직히 그땐 내가 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캐릭터였음에도, 그런 걸 감안해서라도 박 감독과는 꼭 한 번 작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이병헌 선배가 하는 연기도 가까이서 보고 싶었고요. 결과적으론 너무 잘 한 선택이었어요.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이 작품에 참여하지 않았으면 후회했겠다 싶었어요.”
‘어쩔수가없다’ 한 장면.
고대하던 박찬욱 감독과 작업은 많은 것을 안겨줬다.
“감독이 디테일하게 구현해내는 방식이 기대 이상이었어요. 이전 작품에선 대사가 주어졌을 때 대사처럼 느껴지지 않게 하는 연기를 선호했는데요. 이번엔 제 방식 대신, 박 감독의 디렉션에 100% 맞추려고 했어요. 아이가 국어책을 처음 배우듯이 대사 속 한 단어라도 꼭 붙여서 말해야만 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마냥 자유롭게만 연기할 순 없었죠. 그 덕분에 얻은 것도 많아요. 예전엔 대사를 어떻게 하면 맛있게 전달할까가 우선이었다면, 이번 현장 이후엔 한번이라도 더 대사를 밀도있게 들여다보게 됐어요. 다음 작품을 할 때 더 잘하게 되는 밑거름이 될 것 같아요.”
남편 현빈의 반응도 궁금했다.
“아직 많은 얘길 못했지만, 대본만 받아봤을 땐 ‘이거 블랙코미디인 거지?’라고 되물었던 게 기억나네요. 행사가 많아서 정신이 없었는데, 오늘 집에 가면 한번 제대로 물어봐야겠어요. 진실을 말해줄지는 모르겠지만요.”
배우 손예진, 사진제공|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출산·육아 이후 첫 현장, 해방감과 죄책감 모두 느꼈지만”
그는 육아를 위해 배우 활동 대신 아이에게만 3년을 매진했다.
“왜냐하면 아이에게 유년시절의 추억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저희 남편도 생각이 같고요. 최선을 다해서 육아에 매진했고, 솔직히 아이가 너무 예뻐서 빨리 복귀하고 싶다는 조바심도 없었어요. 육아에 온힘을 쏟아부어서 다른 생각할 여력도 없었고요.”
그런 마음으로 처음 현장을 나갈 땐 해방감과 죄책감을 동시에 느꼈다.
“우리 아들에게 내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죄책감이 느껴지면서도 나가는 순간은 ‘해방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수가 없더라고요. 현장으로 향하는 차 속에서도 행복했던 걸요. ‘이제 쉴 수 있구나’란 생각도 들었고요. 물론 촬영 현장에서 연기를 하는 것이 힘들 때도 있었지만, 예전엔 일을 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일을 하면서도 리프레시되는 느낌이에요. 엄청나게 행복했다니까요. 연기에 대한 고민마저도 오랜만이라 더욱 감사한 마음이 컸고요.”
손예진의 땀과 노력이 담긴 ‘어쩔수가없다’는 오는 2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