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롯데 감독 I 롯데 자이언츠 제공
가을이 되자 가을야구와는 멀어진다.
6위 롯데는 지난 23일 울산 NC전 2-4 패배로 5위 KT와 격차가 2.5경기로 벌어졌다. 6경기를 남겨놓고 5강 탈락 ‘트래직 넘버’가 3으로 줄었다. 자력으로 5강 진출은 불가능하다.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고 다른 팀 경기 결과를 봐야 한다.
9월 롯데의 경기력을 보면 그 ‘기적’ 조차 기대하기 어렵다.
롯데의 9월 성적은 3승8패다. 3승 중 선발승이 없다. 기본적으로 선발진이 부진한데다 불펜, 타선이 엇박자로 어긋났다.
23일 NC전도 그랬다. 선발 박세웅이 5.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박세웅의 투구수는 88개에 불과했지만 롯데는 빠르게 불펜 가동을 시작했다.
타선에서 힘을 내면서 효과가 나오는 듯 했다. 1-1로 맞서있던 롯데는 6회 윤동희의 우중간 홈런으로 2-1로 앞섰다. 하지만 6회를 잘 막았던 최준용이 7회에는 1실점해 동점을 허용했다. 8회에는 정철원이 김휘집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1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롯데 타선은 더이상 NC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하고 졌다. 이날 친 7안타 중 3안타는 주장 전준우가, 2안타는 윤동희가 뽑았다. 타자 대부분이 무안타에 머물렀다.
롯데는 9월 평균자책 6.70으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선발진의 이번달 평균자책은 7.57이다. 선발진이 기선을 잡아주지 못하니 경기 초반부터 분위기를 빼앗긴다.
게다가 먼저 실점을 내준 경우 분위기를 다시 가져올 힘도 부족하다. 롯데는 9월 선제 실점을 한 8경기 중 1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패했다.
9월 팀 타율은 0.279로 전준우가 합류하면서 조금씩 살아나는 듯 했지만 득점권으로만 따지면 0.270으로 10개 구단 중 8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해결사가 없기 때문이다.
분위기를 가져오려면 ‘한 방’이 필요하다. 하지만 홈런 부문에서도 월간 팀 홈런 8개로 최하위다. 평균 홈런 개수가 경기당 1개가 채 되지 않는다. 특히 홈구장인 사직구장에서는 4경기 중 단 2개의 홈런만 쏘아올렸다.
롯데는 지난 비시즌 동안 담장을 낮추면서 타자들의 홈런을 기대했다. 하지만 장타자 유형의 선수들이 거의 없는데다가 지난해 18홈런으로 팀 내 최다 홈런을 기록했던 손호영이 4홈런에 그치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앞선다 한들 불펜에서 지켜낼 힘이 없다. 9월 불펜 평균자책은 6.14로 역시 하위권에 속한다.
롯데 불펜에는 최다 경기에 등판한 정현수(80경기)를 비롯해 이미 많이 던진 투수들이 많다. 정철원이 72경기, 김강현이 66경기에 나섰다. 김강현은 팀내 불펜 중 가장 많은 70.2이닝을 소화했다. 가뜩이나 불펜 투수 대부분이 경험이 없는데다 체력 문제가 찾아오니 지킬 힘이 떨어지고 있다. 경기를 앞서지 못하니 마무리 김원중은 지난 13일 SSG전 이후 개점휴업 상태다.
롯데는 전반기 3위를 달리면서 8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하락세를 타면서 8월 12연패 수렁에 빠져 타격을 입었다. 그때의 연패보다 더 큰 위기가 9월에 찾아왔다. 롯데는 가을야구와 더 멀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