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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화는 데뷔 32년 만에 처음으로 ‘못생김’을 체크했다

입력 : 2025.09.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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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A 드라마 ‘금쪽같은 내 스타’에서 봉청자(임세라) 역을 연기한 배우 엄정화. 사진 에일리언컴퍼니

ENA 드라마 ‘금쪽같은 내 스타’에서 봉청자(임세라) 역을 연기한 배우 엄정화. 사진 에일리언컴퍼니

데뷔 32년. 극 중에서도, 실제로도 50대를 이미 넘었지만, 여전히 배우 엄정화는 사랑 연기에 자신이 있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 배역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준비도 돼 있다. 그렇게 30년을 디바로, 정상급의 배우로 살았지만, 그는 최근 새로운 경험을 했다. 거울 속에 자신을 보면서 흠과 티를 찾아내고 이를 더욱 극대화하는 일이다. 그의 말대로 “못생김 체크”다.

“은둔하며 살아온 인물이니 머리나 피부 관리를 안 했을 것 같고, 자신을 감췄으니 머리도 긴 채로 고개를 숙이고 다녔을 것 같았죠. 자기관리를 안 했으니 살은 쪘을 테고, 홍조와 기미도 그대로일 것 같았죠. 원래 거울을 안 보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특히 ‘못생김 체크’를 더했어요. 옷도 커서 먹는 것도 조심하지 않고 편하게 살았어요.(웃음)”

지난 23일 막을 내린 ENA의 드라마 ‘금쪽같은 내 스타’에서 엄정화는 당대의 아이콘으로 인기 절정에 있던 여배우 ‘임세라’에서 갑자기 교통사고 이후 25년이 지나 평범하지도 못한 아줌마 ‘봉청자’로 깨어난 인물을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기억을 잃은 이유를 추적하는 스릴러와 곁에서 변함없이 자신을 지켜주는 독고철(송승헌)과의 로맨스가 주를 이뤘다.

ENA 드라마 ‘금쪽같은 내 스타’에서 봉청자(임세라) 역을 연기한 배우 엄정화. 사진 에일리언컴퍼니

ENA 드라마 ‘금쪽같은 내 스타’에서 봉청자(임세라) 역을 연기한 배우 엄정화. 사진 에일리언컴퍼니

“대본이 너무 좋았고. 어느 날 갑자기 아줌마가 돼 깨어난 톱스타라는 설정이 재밌었어요. 어떻게 비칠지 걱정인 부분은 있었죠. 로맨틱 코미디이지만 중년의 로맨틱 코미디였고, 이 부분은 2023년 ‘닥터 차정숙’을 통해 보여드린 적이 있잖아요? 사랑이나 감정은 나이가 들어도 변하는 건 아니니까 ‘진심으로 다가가자’고 마음먹었죠.”

늘 활동을 통해 변신과 도전을 실천하는 엄정화지만 이번에도 도전은 많았다. 일단 ‘못생김’에 도전했고, 아역인 장다아와 함께 인물을 맞췄다. 계단을 구르는 등 액션장면도 있었고 무엇보다 배우로서 배우를 연기하는, 자신을 돌아보는 경험도 했다.

“대본을 봤을 때 ‘스타였는데 기억을 잃었다. 그리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내용이 재미있었어요. 만약 제가 그랬다면 그럴 수 있을까요? 제가 그렇게 됐다면, 저를 아무도 모른다면 저는 또 다시 시작했을 것 같아요. 극 중 봉청자의 대사처럼 저도 이 일을 ‘너무나 좋아’하거든요. 그런 부분에서 많이 공감했던 것 같아요.”

ENA 드라마 ‘금쪽같은 내 스타’에서 봉청자(임세라) 역을 연기한 배우 엄정화 출연장면. 사진 KT스튜디오지니

ENA 드라마 ‘금쪽같은 내 스타’에서 봉청자(임세라) 역을 연기한 배우 엄정화 출연장면. 사진 KT스튜디오지니

1993년 가수로서의 데뷔를 시작으로 생각하는 엄정화는 초반 섹시한 이미지의 가수와 배우로 자리매김하다, 2000년대에는 액션이나 스릴러, 블록버스터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다. 최근에는 조금 더 힘을 빼고 로맨스와 코미디를 앞세우는 작품에 출연 중이다.

“항상 배우로 작품을 대할 때는, ‘나 이거 비슷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보다는 ‘새롭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다른 걸 하고 싶어도 기다려야겠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선택하고 해나가는 부분이 더 좋은 것 같아요. 그러다 보면 더욱더 제가 원하는 역할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쉬고 싶진 않아요.”

지금은 작업 중이지만 곧 가수로서의 모습도 준비하고 있고, 엄정화는 최근 몇 개의 유튜브 예능에 출연해 갑상샘암 수술 당시의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예능에도 가끔 출연하는데, 도전과 파격의 아이콘치고는 걱정도 많고 정도 많은 모습을 볼 수 있다. 누구나 엄정화를 보면 예리하고 거침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겁도 많고, 걱정도 많다.

ENA 드라마 ‘금쪽같은 내 스타’에서 봉청자(임세라) 역을 연기한 배우 엄정화 출연장면. 사진 KT스튜디오지니

ENA 드라마 ‘금쪽같은 내 스타’에서 봉청자(임세라) 역을 연기한 배우 엄정화 출연장면. 사진 KT스튜디오지니

“성격은 진짜 변하지 않는 것 같아요. 제가 원체 앞에 나서서 막 뭔가를 할 성격도 안 되고, 사람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성격도 안 돼요. 하지만 제가 하는 일의 안에서는, 예를 들면 작품에서의 캐릭터 변신의 부분에서는 두려움이 있어도 그걸 표현하는 욕심이 더 크다고 생각해요. 몸을 사리는 편은 아닙니다. 걱정이 많은 것과는 별개인 것 같아요.”

‘금쪽같은 내 스타’는 25년을 건너 인연과 로맨스를 이어가는 해피엔딩으로 결말이 났다. “요즘은 왜 이렇게 드라마들이 짧을까요?”라고 투정한 엄정화는 시즌 2든 다른 로맨스든 얼마든지 괜찮다고 했다. 아직도 사랑할 수 있으며, 작품 안에서 누군가의 사랑을 받을 용기와 준비도 돼 있다고 말했다.

“사랑은 언제나 존재하잖아요. 그런 이야기라면 어떤 연령대라도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랑이 젊은이들의 소유물만은 아니잖아요? 일단 그걸 위해서는 저 스스로 풋풋함을 간직해야겠죠. 일단은 제게 그러한 대본이 들어온다는 자체가 기쁘고, 기대되는 부분이 있어요.”

ENA 드라마 ‘금쪽같은 내 스타’에서 봉청자(임세라) 역을 연기한 배우 엄정화. 사진 에일리언컴퍼니

ENA 드라마 ‘금쪽같은 내 스타’에서 봉청자(임세라) 역을 연기한 배우 엄정화. 사진 에일리언컴퍼니

‘금쪽같은 내 스타’의 봉청자는 지금까지 자신이 쌓아온 모든 것들을 부정당하고, 스스로 무너지는 시간을 거쳤지만, 낙천적인 성격과 의지로 이를 이겨냈다. 비록 외부적인 요인이었지만 한때 연예생활을 못한다는 두려움에 울기도 했다던 엄정화의 모습과 이번 배역은 많이 겹쳐 보인다. 그랬기에, 자신의 이야기 같았기에 엄정화는 더욱더 임세라와 봉청자를 연기한 이후 마음이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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