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잉글랜드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리버풀-토트넘 홋스퍼전을 앞두고 팬들이 입장권을 수령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리버풀이 암표 근절을 위해 강력한 제재에 나서며 지난 2년간 총 14만5000장 티켓 관련 계정을 차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리버풀은 지난해 시즌에만 역대 최다인 1114명에게 평생 입장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는 2023-24시즌 75건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11건은 시즌티켓 소지자에게 적용됐다.
리버풀은 불법 소프트웨어를 통한 대규모 티켓 구매 조작이 적발된 뒤 조치를 강화했다. 최근 1년간 ‘버너폰(추적이 어려운 임시 휴대전화)’으로 입장을 시도한 500명도 경기장 입장이 거부됐다. 또한, 구단은 100만 명 이상이 가입된 162개 불법 소셜미디어 그룹을 폐쇄했으며, 경기 당일 의심 계정을 대상으로 400건 가까운 출입 차단 조치를 단행했다. BBC는 “평생 출입 금지 및 무기한 정지 제재는 대부분 시즌티켓·회원권·호스피탤리티 티켓의 불법 판매와 관련됐다”고 전했다.
리버풀은 멀티팩터 인증(MFA), 단일 로그인 시스템, 고도화된 사기 분석 도구 등 새로운 보안 조치를 도입해 계정 단속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시즌에만 10만 개 이상의 가짜 계정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다른 빅클럽들도 암표 근절을 위한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 아스널은 7만4000개 가까운 계정을 정지시키고 회원 7000여 명을 제재했다. 첼시는 35만 건 이상 로봇 구매 시도를 차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 축구팬단체연맹(FSA) 톰 그레이트렉스 대표는 “장기 팬들이 정당한 절차로 티켓을 구하기 어려운 구조가 암표 문제를 키우고 있다”며 구단들의 의지에 의문을 제기했다. 영국 문화·미디어·스포츠부는 성명을 통해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축구 경기 티켓 무단 재판매는 불법”이라며 “구단은 자체적인 예방 전략을 세워야 하며, 불법 판매 사슬의 일부라도 영국 내에서 발생하면 법 적용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팬들에게 “비공식 경로 이용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향후 암표 거래를 어렵게 하기 위해 암호화된 바코드 기반의 디지털 티켓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