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승환이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은퇴 투어 행사를 치른 뒤 취재진과 만나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끝판대장’ 오승환(43)이 아시아 통산 단일리그 세이브 신기록을 세웠던 고척에서 은퇴투어에 마침표를 찍었다. 오승환은 28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양 팀 선수들과 은퇴 행사를 함께했다. 지난달 7일 인천에서 시작했던 은퇴투어도 이날로 끝이 났다. 이제 오는 30일 대구에서 열리는 은퇴식만 남았다.
오승환은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나 “이제 시즌 끝나면 구단 버스 타고 운동복 입고 운동장 나오는 것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좀 실감이 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키움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은 오승환의 21년 프로 인생 속에서도 특별한 의미가 담긴 곳이다. 오승환은 지난해 4월26일 고척에서 KBO리그 통산 408세이브째를 올렸다. 일본프로야구(NPB) 주니치의 이와세 히로키가 기록한 407세이브를 넘어 아시아 통산 단일리그 세이브 신기록을 세웠다.
오승환은 “지난해 기록 세우고 키움 선수들하고도 같이 밥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상대 팀인데도 선수들이 와서 축하를 해줘서 기억에 많이 남은 것 같다”면서 “저 역시 일본의 이와세 선수가 가지고 있던 통산 기록을 내심 깨고 싶었다. 그 기록을 세운 곳이 여기다”라고 말했다. 오승환은 이날 특유의 ‘돌직구’를 형상화한 트로피와 함께 기록 당시 사진을 담은 액자를 키움의 은퇴 선물로 받았다.
화려한 프로 경력을 뒤로하고 이제 정말 은퇴가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마음이 아주 편하지는 않다. 소속팀 삼성이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5강 탈락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오승환은 KT와 삼성이 정규시즌 1위 결정전을 치렀던 2021시즌을 언급하며 “체감으로는 지금도 그때 못지않은 것 같다. 여기서 연패하면 (5강에서) 떨어질 수도 있으니 참 힘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웬만하면 선수들하고 잘 안 마주치려고 한다. 제 은퇴는 나머지 것이고 선수들이 워낙 치열하게 경기를 하고 있으니까, 그 선수들 루틴이 깨지지 않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삼성 오승환이 28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양팀 선수들과 은퇴 투어 행사를 치르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최상의 시나리오는 30일 대구 은퇴식 전 5강 진출을 확정하는 거다. 오승환은 “그러면 좀 더 홀가분하게 은퇴식을 할 수 있을 거 같다. 그런데 워낙 ‘역대급’ 시즌이다 보니 몇 위가 됐든 바로 포스트시즌 경기를 해야 하니 힘들 거 같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이날까지 은퇴투어를 돌며 각 구단으로부터 많은 선물을 받았다. 선수 생활 내내 쌓이고 쌓인 트로피와 메달에 은퇴 선물까지 더해졌다. 가장 애착이 가는 기념품이 있느냐는 말에 오승환은 “이렇게 얘기하면 재수 없다는 소리를 들을 거 같다”고 웃은 뒤 “비슷비슷한 트로피가 워낙 많다. 사실 개인 트로피보다 한국시리즈 우승하고 받은 메달, 반지가 정말 소중한 것 같다. 한국시리즈 메달은 1년 동안 선수들 전부 같이 고생해서 받는 상이니까 그만큼 특별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