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왕 떠나는날, 50홈런 넘기면 끝내주는날”

입력 : 2025.09.3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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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삼성 홈 최종전

오승환 은퇴식에 5강 확정도 달려

“대기록까지 세우면 정말 특별한 하루 될것”

삼성 디아즈(왼쪽)와 오승환.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디아즈(왼쪽)와 오승환. 삼성 라이온즈 제공

그저 홈런 하나 차이지만 49홈런과 50홈런의 세계는 전혀 다르다.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도 50홈런 시즌은 이승엽, 심정수, 박병호 등 3명밖에 경험하지 못했다. 프로야구 역사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들이다. 그 대기록에 삼성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가 도전 중이다. 디아즈는 정규시즌 단 2경기를 남긴 29일 현재 49홈런을 기록 중이다. 전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의 역대 외국인 타자 최다 48홈런(2015년) 기록은 이미 넘어섰다. 50홈런 달성 여부가 관심사다. 디아즈도 49홈런과 50홈런의 차이는 알고 있다. 28일 고척 키움전 4-2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디아즈는 “49홈런이 ‘잘 했다’라는 느낌이라면 50홈런은 ‘와, 정말 잘했다’는 느낌 아닐까. 정말 인상적인 기록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디아즈는 불과 몇십 ㎝차이로 50홈런 대기록을 놓쳤다.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때린 큼지막한 타구가 고척스카이돔 오른 담장을 맞고 튕겨 나왔다. 박진만 삼성 감독이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지만 결과는 홈런이 아닌 2루타 그대로였다. 디아즈는 “(1사 1·3루였기 때문에) 안타도, 2루타도, 홈런도 필요 없고 외야로 플라이만 날리자고 생각했다. 사실 공을 딱 쳤을 때 담장까지 갈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 일단 공이 떠서 1점은 들어오겠다고 생각하면서 1루로 뛰는 데 외야수들이 계속 뒤로 가더라. 넘어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담장이라도 맞혀서 다행”이라고 웃었다.

디아즈는 지난 25일 대구 키움전에서 49호 홈런을 때렸다. 사령탑은 ‘아홉 수’에 빠져서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는 걸 걱정했지만 지금까지는 기우에 가깝다. 49호포 다음 경기였던 26일 롯데전 4타수 2안타를 쳤고, 이날 키움전에서 다시 4타수 3안타를 때렸다. 홈런 하나만 나오지 않았을 뿐이다. 이날 3안타 경기까지 디아즈는 10경기 연속 안타를 때렸다. ‘멀티 히트’만 9차례 기록했다. 피 말리는 순위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시즌 막판, 디아즈는 그 누구보다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시즌 도중 삼성 유니폼을 입은 디아즈는 KBO리그 2년 차인 올해 대폭발했다. 이날까지 타율 0.311에 49홈런을 때렸고 타점은 박병호의 종전 최다 146타점(2015년)을 넘어 153타점을 기록 중이다. 최고 투수 한화 코디 폰세를 넘어 디아즈가 최우수선수(MVP)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디아즈 역시 올해 자신의 성취에 자부심을 느낀다. 특히 타점 기록이 그렇다. 디아즈는 “제 커리어에서 100타점을 넘긴 것 자체가 처음이다. 홈런도 좋지만 ‘150타점’은 숫자만 두고 봐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타점은 하나하나가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숫자이기 때문에 더 좋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도 50홈런의 의미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삼성은 오는 30일 대구 KIA전과 다음 달 3일 광주 KIA전 2경기만 남았다. 30일 KIA전에 많은 게 달렸다. 이날 경기에서 이기면 삼성의 5강 진출이 확정된다. ‘레전드’ 오승환의 은퇴식도 이날이다. 뜻깊은 날, 디아즈가 홈에서 팀 승리와 함께 50홈런 대기록까지 세운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다.

디아즈는 “파이널 보스(‘끝판대장’·오승환의 별명)가 은퇴하는 날 제가 50홈런을 치면서 홈 팬분들께 승리를 안기고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확정한다면 정말 특별한 하루가 될 것 같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건강한 몸 상태로 30일 경기에 임하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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