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혜란 “‘폭싹’ 이어 관능미 연기까지? 고정화되는 게 두렵거든요”

입력 : 2025.10.0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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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염혜란, 사진제공|CJ ENM

배우 염혜란, 사진제공|CJ ENM

배우 염혜란이 파격 변신에 나섰다. 영화 ‘어쩔수가없다’(감독 박찬욱)서 배우로서 꿈을 버리지 못한 아라 역을 맡아 농밀한 연기를 펼친다.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속 광례 이미지는 이미 온데간데 없다.

“관능적인 연기는 정말 어렵더라고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던데요? 남들에게 늘 보여주는 게 아닌 감정이라 비밀스럽고 은밀한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스태프들 앞에서 하기엔 용기가 필요하더라고요. 어떤 역이든 전 최선을 다하는데, 그렇다고 이미지가 고정화되는 건 두려워요. 광례 역을 해서 너무 행복했지만, 어쩔 땐 주위에서 너무 절 어머니 보듯이 안타깝게 우는 사람도 있어서 두렵더라고요. 그래서 아라 같은 여러 캐릭터들에 열어두고 연기하고 싶어요.”

염혜란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어쩔수가없다’로 박찬욱 감독과 만나게 된 소감, 이병헌, 이성민과 작업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배우 염혜란, 사진제공|에이스 팩토리

배우 염혜란, 사진제공|에이스 팩토리

■“20년 전 대학로 고수 이성민, 함께 호흡해서 정말 기뻤어요”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염혜란은 ‘만수’의 타깃인 ‘범모’의 아리따운 아내 ‘아라’로 분해 욕망의 얼굴을 보여준다.

“이성민 선배와 부부 호흡이라고 해서 정말 설렜어요. 20년 전부터 대학로 연기 고수로 성민 선배에 대한 소문을 많이 들었거든요. 대구에서 연출자가 연기 잘하는 배우가 있어서 같이 올라왔다는 소문이 쫙 나서, 대체 어떤 배우일까 싶어 선배 연극을 보러가기도 했죠. 선망의 대상인데 이렇게 부부로 연기를 하니 감회가 남달랐어요. 역시나 현장에선 연기에 대한 조율을 전혀 안 했는데도 자동적으로 호흡이 맞쳐줘서 좋았고요. 그리고 선배는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이 있잖아요. 어떤 나쁜 역을 연기해도 밉지 않은 구석이 있어서 오히려 ‘아라’가 나쁜 여자로 보일까봐 우려한 적도 있다니까요.”

이병헌과 호흡은 걸리는 것 없이 깔끔했다.

“유머와 호흡을 정말 잘 쓰는 배우예요.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도 다 살리더라고요. 이병헌과 이성민은 마치 배드민턴 칠 때 내가 공을 바닥으로 떨굴 것 같으면 확 공을 살려주는 상대라고나 할까요. 뱀에 물려 피 빠는 장면도 굉장히 민망한 장면이었지만, 재밌게 찍었어요. 이병헌의 호흡 덕분이죠.”

배우 염혜란, 사진제공|CJ ENM

배우 염혜란, 사진제공|CJ ENM

■“봉준호가 끌어올리고 박찬욱이 밀어주는, 저 정말 대세인가봐요”

이번 작품에서 박찬욱의 부름을 받게 돼 그 어느 때보다도 영광이었다고 했다.

“박찬욱 감독의 작품들은 강심장을 준비하고 봐야하잖아요. 제가 잔인한 걸 잘 못 보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출연을 결정하고 나서 박찬욱 감독의 전작들도 다시 공부했고, 사진집도 봤어요. 공부하면서 보니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상징과 은유로 점철된 거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자꾸 현실적으로 보니 잔인하게 비쳤던 거고요. 그런 면에서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 전보다 더 재밌어지긴 했어요.”

그 어느 때보다도 캐릭터 구축을 위해 노력했다는 그다.

“다이어트도 열심히 했어요. ‘아라’는 나이가 들어도 자신을 가꾸는 느낌의 여자라 긴 머리스타일도 놓치지 않았죠. 처음 해보는 것들도 많았어요. 네일아트도 해보고 속눈썹도 붙여보고요. 박찬욱 감독이 아라 역만큼은 누구나 예상하는 사람보다 캐스팅 했을 때 재밌을 것 같은 사람이면 좋겠다고 해서 최선을 다해 부합하려고 했죠.”

봉준호 감독이 ‘살인의 추억’으로 염혜란을 영화계로 건져올린 건 유명한 일화다. 그러고보니 봉준호가 끌어올리고, 박찬욱이 밀어주는 여배우가 된 거라고 하자 감격한 표정이었다.

“그러게요. 두 감독을 다 거쳤네요. 이게 대세지, 뭐예요! 그래서 요즘엔 ‘대세 배우 염혜란입니다’라고 인사해요. 처음엔 누가 그렇게 얘기하면 ‘아휴, 됐어’라고 손사래 쳤는데, 박찬욱, 봉준호 감독과 같이 연기하는 기회가 흔하겠어요? 정말 귀한 기회를 제가 영광스럽게도 다 얻었네요.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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