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는 한국말로, 반찬의 기본은 김치…KBO리그 외인들, 한국인 다 됐네

입력 : 2025.10.07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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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후라도·한화 와이스·롯데 감보아·LG 오스틴(왼쪽부터). 각 구단 유튜브 캡처·MBC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캡처

삼성 후라도·한화 와이스·롯데 감보아·LG 오스틴(왼쪽부터). 각 구단 유튜브 캡처·MBC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캡처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진 만큼 요즘은 KBO리그의 외국인 선수들도 과거 보다 확실히 빠른 적응력을 보여준다. 경기장에서 누구를 만나든 “안녕하세요” 인사는 자연스럽다.

추석을 맞아 외국인 선수들에게 ‘내가 한국인처럼 느껴질 때’가 언제인지 들어보았다. 여러 선수들이 “한국어가 나올 때”라고 답했다.

KBO리그에서 총 4시즌을 뛰었고 올해 시즌 중 다시 돌아온 라울 알칸타라(키움)는 “한국말은 간단한 말 위주로 하는데, 내가 한국말로 장난칠 때마다 우리 선수들이 너무 즐겁게 받아준다”며 기분좋게 이야기했다. 한국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낸 KT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는 “아직 한국어는 일정 키워드로 알아듣는 경우가 많지만, 아내와 누나가 보는 한국 드라마에 대해 내가 설명해줄 때는 한국 사람이 된 것 같다”고 자랑했다.

LG에서 세 번째 시즌을 뛰며 팬들의 사랑을 받는 오스틴 딘은 “한국어 문장에 대한 이해도가 조금씩 높아진다. 특히 한국 예절에 익숙해지는 나를 보면서 이제 한국에 많이 녹아들었다고 느낀다. 나는 이 나라에 온 손님이니까, 문화적인 면에서 누구에게도 무례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점잖게 말했다.

‘맵부심’을 어필하며 “나는 한국인”이라고 주장하는 선수도 있다. 지난 시즌 후반부터 KBO리그에서 뛴 삼성 르윈 디아즈는 “내가 매운 음식을 먹을 때는 동료들이 놀랄 정도”라며 “그럴 때마다 ‘나 한국인이야~’라고 농담한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KIA 애덤 올러는 ‘맛의 고장’ 광주에서 뛴 선수답게 K-푸드를 폭넓게 경험하고 있는 듯하다. 그는 “삼겹살 기름에 김치를 볶아먹을 때, 산낙지 먹을 때, 새벽에 순대집을 찾을 때는 한국 사람이 된 것 같다. (나)성범 집에 초대받아 맛있을 것을 먹을 때도 좋았다”고 말했다.

‘김치마니아’도 있다.

두산 타자 제이크 케이브는 한 시즌 만에 ‘김치 애호가’가 됐다. 케이브는 “‘숙성된 채소가 운동선수에게 좋다’는 스포츠 영양학 칼럼을 읽고 ‘김치를 더 자주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올해 김치에 완전히 익숙해졌다. 미국식 아침을 먹을 곳이 적어 아쉽지만 한국 음식은 김치 뿐만 아니라 고기, 밥, 면, 장어 등 안 가리고 잘 먹는다”고 말했다. 16승(7패)를 올린 NC 선발 라일리 톰슨도 “동료 선수들 보다 김치를 더 잘 먹는다는 생각이 들 때 괜히 뿌듯하다”며 “매운 음식은 엄청 잘 먹는 건 아니지만, 계속 시도는 한다”고 했다.

이미 방송을 통해 K-푸드에 폭 빠진 모습을 보여준 한화 투수 라이언 와이스는 “방송에서 가족과 부대찌개를 먹을 때 한국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내가 가족들 음식을 직접 떠 주는 것을 느끼며 ‘한국인이 다 됐네’라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한국 생활에서 조금 생소한 것에 대해서 묻자 디아즈는 “한국에서 옷이나 신발을 구하려면 큰 사이즈가 별로 없다. 한국 사람들이 작은 것도 아닌데 조금 신기하다”고 했고, 와이스는 “한국 사람들은 맑은 날에도 우산(양산)을 쓰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헤이수스와 빅터 레이예스(롯데)는 ‘맵찔이’다. 한국의 매운 음식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헤이수스는 “떡볶이는 나를 죽이는 음식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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