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아랫물’로 밀려난 울산 HD가 소방수로 초빙한 신태용 감독(55)을 경질했다.
울산은 9일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으로 8월초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과 계약 해지했다. 이제 울산과 신 감독은 짧은 동행을 마무리하게 됐다”면서 “18일 광주FC전부터 노상래 유소년 디렉터가 감독대행을 맡는다”고 발표했다.
신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해임된 김판곤 전 감독의 후임으로 8월 5일 울산의 지휘봉을 잡았다.
신 감독은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진출했던 ‘빅 네임’이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에서 자신의 몸값을 끌어올린 뒤 13년 만에 K리그에 복귀해 큰 기대를 모았으나 결과는 신통치 못했다.
신 감독은 울산에서 두 달 사이 정규리그에서 8경기를 치렀는데 성적표는 1승3무4패였다.
신 감독은 울산 데뷔전이었던 제주 SK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순탄한 출발을 알렸으나 나머지 경기에서 추락을 면치 못했다. 순위 역시 부임 당시 7위에서 10위까지 밀려났다. 울산이 10월 A매치 휴식기 직전이었던 5일 김천 상무 원정에서 0-3으로 패배해 파이널라운드B(7~12위)로 밀려난 것도 아쉬운 대목이었다.
울산은 2015년 7위로 파이널라운드B에 밀려난 이후 매년 우승을 다투던 우승 후보였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K리그1 우승컵도 들어 올렸다.
그러나 신 감독은 울산이 이미 무너지고 있던 상황에서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떠나는 아쉬움을 안게 됐다. 신 감독이 부임한 시점에선 이미 여름이적시장이 문을 닫았기에 추가 보강이 불가능했다.
김광국 울산 대표이사도 신 감독의 계약 해지와 함께 성적 부진의 책임을 인정하고 퇴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김 대표이사는 김 감독이 물러날 당시에도 동반 퇴진 의사를 밝혔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구단의 내부 안정과 성적 반등이라는 이유를 들어 유임한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실제 퇴진 여부는 불확실하다. 김 대표이사는 행정가로 울산의 전성기를 이끌어냈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이번 사태 뿐만 아니라 조지아 출신의 미드필더 아라비제와 계약 문제로 거액의 소송을 당하는 등 인사에서 매끄럽지 못하다는 비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