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365SCORES
프리미어리그가 손흥민이 한국 대표팀 A매치 최다 출전 신기록 달성 소식을 접하고 축하를 보냈다.
하지만, 손흥민은 “영광스럽지만, 속상한 마음이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5로 완패했다.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다르 월드컵 16강에서 1-4 패배보다 더 심각한 결과가 나왔다.
손흥민은 이번 브라질전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브라질 선수들의 높은 개인 기량과 강한 전방 압박에 막혀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최전방에서 침투 움직임을 시도했지만, 브라질의 조직적인 압박에 좀처럼 볼을 받지 못했다. 63분 동안 29차례 볼을 터치했지만 단 한 차례의 슈팅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오프사이드 한 차례만 기록한 채 후반 18분 주장 완장을 조현우에게 넘긴 후 오현규와 교체되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한국 대표팀은 패배했지만, 손흥민에겐 의미 있는 경기였다. 이번 브라질전 출전으로 한국 대표팀 A매치 137경기 출장 기록을 세우며 차범근 전 감독과 홍명보 현 감독(136경기)을 넘어 대한민국 남자 축구 역대 최다 출전 단독 1위에 올랐다. 2010년 18세 나이로 데뷔한 이래 15년간 태극마크를 달고 뛴 헌신과 지속성이 만들어낸 대기록이다.
A매치 최다 출전 신기록(137경기) 달성한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해당 소식을 접한 프리미어리그가 축하를 전했다.
프리미어리그는 10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토트넘 홋스퍼 그리그 프리미어리그의 레전드 손흥민이 한국 대표팀 소속으로 137경기 출전해 새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이를 축하한다”라고 공개했다.
이어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번리를 상대로 만나 멋진 득점을 기록했다. 대표팀에서 신기록을 달성한 기념으로 다시 감상해 보자”라며 과거 번리전 득점 영상을 함께 게시했다.
토트넘 손흥민이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번리전 전반 32분 70여m를 내달린 뒤 상대 골문을 향해 공을 차고 있다. 런던. 로이터연합뉴스
‘70m 질주’ 손흥민의 원더골, BBC 선정 ‘올해의 골’. BBC 공식 홈페이지 캡처
해당 영상은 지난 2019-2020시즌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번리전 손흥민의 득점 영상이다. 토트넘이 수비에 성공 후 역습을 시작했다. 손흥민이 토트넘 페널티 박스 앞에서 공을 잡고 질주하기 시작했다. 하프라인을 넘어 최소 6명 이상의 수비수를 제쳤다. 그러나 손흥민의 드리블은 멈추지 않았다. 토트넘 박스 앞에서 시작한 질주는 상대 페널티 박스 안까지 이어졌고 오른발로 득점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현장에 있던 팬들은 환호했고 동시에 1년 동안 가장 멋진 득점을 터트린 선수에게 수여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푸수카스상 유력 후보로 등극했다. 결국 손흥민의 일명 ‘‘70m 드리블 득점’ 덕분에 2020 FIFA 푸스카스상의 주인공이 됐다. 프리미어리그가 공식적으로 손흥민을 레전드라 인정하며 해당 득점 장면을 잊을 수 없는 것도 공감된다.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전을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손흥민. 연합뉴스
한편, A매치 역대 최다 출전자가된 손흥민은 순수하게 기뻐할 수 없었다. 팀은 브라질에 0-5 완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친선경기라서 큰 타격이 있는 건 아니지만, 2022 카타르에서 1-4 완패 이후 다시 만난 공식경기에서 그것도 홈에서 더 처참하게 무너졌다. 한국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의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경기 후 “세계적인 강팀과 싸워서 자꾸 부딪혀 보고 넘어져 보고 다시 일어나는 법을 배워야 한다”며 “이런 것들을 분석하고 겸손하게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 오는 날씨에도 많은 팬들이 찾아와 응원해 주셨는데 승리하는 모습을 못 보여드려서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다시 일어서서 툭툭 털고 화요일 파라과이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