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규가 12일 고양종합보조운동장에서 진행된 축구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파라과이전의 각오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파라과이전은 꼭 승리할 수 있도록…”
국가대표 골잡이 오현규(24·헹크)가 파라과이와 평가전에서 브라질전과 다른 결과를 약속했다.
오현규는 12일 고양종합보조운동장에서 진행된 축구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파라과이는 굉장히 터프한 축구를 할 뿐만 아니라 굉장히 좋은 선수들이 많은 남미의 강호”라며 “브라질전보다 더 잘 준비해 이번 경기를 꼭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10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인 브라질과 10월 A매치 첫 경기에서 0-5로 참패했다. 한국이 5골차로 패배한 것은 2016년 6월 스페인과 원정 평가전(1-6 패) 이후 9년 만의 일이다. 안방으로 한정한다면 2001년 5월 컨페더레이션스컵 프랑스전(0-5 패)의 악몽이 재현됐다.
브라질전에서 0-4로 끌려가던 후반 18분 교체 투입된 오현규는 “보는 것과 안에서 뛰는 것은 또 다르다. 내가 들어갈 때는 스코어가 많이 벌어졌지만 이렇게 강한 선수들과 부딪쳤다는 점에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오현규는 내심 브라질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파라과이의 골문을 열겠다는 포부까지 내비쳤다.
또 다른 남미 강호인 파라과이는 FIFA 랭킹이 37위로 낮은 편이지만 북중미 월드컵 남미예선에선 브라질(1-0 승)과 아르헨티나(2-1 승)에 한 차례씩 패배를 안기며 6위로 통과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전력을 자랑한다. 특히 18경기에서 단 10골만 실점할 정도로 짠물 수비가 강점이다.
오현규는 “수비가 아무리 강해도 축구는 골을 넣는 스포츠”라면서 “파라과이가 어느 나라를 이겼던 간에 우리가 해야할 부분만 잘 준비하면 된다. 내가 유럽에서 쌓은 경험이 있다. (파라과이처럼 수비가 강한) 그런 상대로도 골을 많이 넣었기에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호드리구(이상 레알 마드리드) 같은 브라질의 숱한 스타들이 어떻게 밀집 수비를 따돌리고, 어떻게 피니시를 하는지 잘 배웠다”고 은근한 골 욕심을 강조했다.
마침 홍 감독도 오현규를 위해 약속된 플레이를 준비해줄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이 지난 7월부터 수비 라인을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전환해 역습에 힘을 기울이는 전술을 펼치는 것도 긍정적이다.
오현규는 “(발이 빠른) 난 역습 상황을 좋아하는 선수다. 뒷공간의 움직임을 좋아하는데 수비를 하다가 상대 뒷공간을 노리는 역습이나 1대1에 장점이 있다”며 “감독님도 이 부분을 잘 살려주시려고 나에게 개인적인 조언이나 약속된 플레이를 만들어주시려는 부분이 있다. 지금 상황이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오현규가 파라과이전에서 골과 승리를 다짐하면서 그가 어떤 세리머니를 펼칠지도 관심사가 됐다.
오현규는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독일 슈투트가르트행이 메디컬 테스트 이슈로 무산된 직후인 9월 A매치 멕시코전(2-2 무)에서 득점을 터뜨린 뒤 자신의 무릎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펼친 바 있다.
오현규는 “사실 따로 세리머니를 준비하면 골을 못 넣는다. 그래서 이번엔 따로 골 세리머니를 말하기는 애매하다”면서도 “내가 어떤 세리머니를 할지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