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PSG SNS
이강인이 역대급 대우를 받고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입성할 가능성이 언급됐다.
영국 매체 ‘커트오프사이드’는 10일(한국시간) “우나이 에메리 애스턴 빌라 감독은 벤치 멤버가 아닌 핵심으로 뛰면서 팀 전체 잠재력을 끌어올릴 공격수를 찾고 있다”며 “이강인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 좌우 윙어 포지션까지 소화할 수 있는 멀티 공격수로, 빌라가 PSG에 제안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같은 날 영국 ‘버밍엄 라이브’는 에메리 감독이 이강인을 원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애스턴 발라는 이강인 영입을 위해 5000만 파운드(약 959억원) 수준의 거래를 추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에메리 감독은 전술 적응력과 공간 창출 능력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지도자다. 커트 오프사이드는 “이강인은 중앙뿐 아니라 좌우 하프 스페이스에서도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공격을 풀어낼 수 있다”며 “압박 상황에서도 탈압박이 뛰어나고 패스 전개 속도가 빠르다. 빌라의 공격 퍼즐을 완성할 마지막 조각”이라고 평가했다.
우나이 에메리 애스턴 빌라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애스턴 빌라는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A) 유로파리그에 출전하며 전력 보강 속도를 내고 있다. 주전 윙어 레온 베일리가 여름 AS로마로 임대를 떠났고, 제이든 산초도 현재 부상 중이어서 윙어 자원이 부족한 상황이다. 빌라는 지난 시즌에도 1월 이적시장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마커스 래시포드와 PSG의 마르코 아센시오를 단기 영입해 활용한 전례가 있다.
애스턴 빌라의 제안은 이강인의 입지를 고려하면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이강인은 지난겨울부터 계속 이적설이 나왔다. 근본적인 원인은 ‘출전 시간 확보’였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2024-2025) PSG에서 주전급 자원으로 활약했지만,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전술에 딱 맞는 선수는 아니었다.
엔리케 감독은 왕성한 활동량과 빠른 역습을 주도할 수 있는 속도를 갖춘 선수를 원했다. 그래서 지난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를 1000억 원 이상 이적료를 투자해 품었다. 이후 우스만 뎀벨레, 데지레 두에, 브래들리 바르콜라 등 자신의 전술에 잘 맞는 선수들로 공격진을 구성했다. 자연스럽게 이강인의 출전 시간을 줄어들었다.
애스턴 빌라는 이런 이강인을 원하고 있다. 그가 출전 시간이 줄어들었지만, 자신의 가치는 확실히 증명했기 때문에 다른 구단 입장에선 매력적인 자원이다.
PSG 이강인이 15일 랑스전에서 아드리엥 토마손을 등지고 볼을 지키고 있다. AP연합뉴스
이강인 지난 시즌 프랑스 1부리그(리그 1) 38라운드 중 30경기에 출전했다. 6득점 6도움을 기록해 팀 내 최다 공격 포인트 공동 4위를 기록했다. 또 팀 내 최다 기회 창출 2위(57회) 90분당 기대 어시스트(xA) 2위(0.35) 등 자신의 장점을 확실히 보여줬다.
덕분에 PSG는 환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구단 역사상 최고의 전성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리그 1, 쿠프 드 프랑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우승하며 ‘트레블’을 달성했다. 여기에 이강인은 유럽 최고의 ‘빅 찬스 메이커’ 중 한 명으로 선정됐다.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지난 시즌(2024-2025) 1500분 이상 출전한 선수 중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에서 90분당 빅 찬스를 가장 많이 만든 선수 상위 5명을 밝혔다.
이강인이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90분당 0.86개 빅 찬스를 만들었다. 프랑스 리그를 넘어 세계 최고 리그와 비교해도 이강인의 기회 창출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다시 증명됐다.
PSG 이강인. 연합뉴스
결정적으로 애스턴 빌라 이적은 이강인뿐만 아니라 PSG도 만족시킬 수 가능성이 크다.
이강인이 지금까지 여러 이적설이 나왔지만, 현실로 이뤄지지 않은 여러 이유 중 하나는 PSG가이강인 몸값을 비싸게 요구했기 때문이다.
독일 축구 이적시장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현재 이강인의 추정 몸값은 2500만 유로(약 405억원)다. PSG는 ‘두 배’ 더 비싼 이적료가 아니면 이강인을 판매할 생각이 없었다.
프랑스 유력지 ‘레키프’ 소속 로익 탄지는 “PSG는 이강인과 루카스 베랄두은 이례적인 제안을 받지 않는 한 둘을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글로벌 축구 매체 ‘골닷컴’ 프랑스판은 ”정보에 따르면 이강인 몸값으로 4500만 유로(약 730억원)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적료를 맞춰도 연봉이 문제였다. 스포츠 경제 사이트 ‘캐폴로지(Capology)’는 이강인이 PSG에서 약 60억 원 연봉을 받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수와 구단이 원하는 연봉과 이적료를 맞춰줄 수 없다면 구단도 선수도 굳이 이적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이강인. 게티이미지
애스턴 빌라가 정말 970억 정도의 거금을 투자할 수 있다면, 선수 연봉 또한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PSG는 이강인을 매각하고 원하는 이적료를 챙기고 선수는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원하는 연봉과 출전 시간을 보장받고 뛸 수 있다. 이론상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다. 또 한국 축구 역사상 이런 대우를 받고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선수는 없다.
아직 공식 협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단순 이적설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강인의 이적설은 계속 나오고 있다. 과연 다가오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이강인은 PSG 유니폼을 계속 입고 있을지 많은 축구 팬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