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성영탁. KIA 타이거즈 제공
10라운드 지명을 받고 프로 2년 만에 신데렐라 스토리를 쓴 KIA 성영탁(21)이 태극마크를 달았다. 다음달 체코·일본 상대 평가전 대표팀 35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성영탁은 “초등학생 때 이후로 대표팀은 처음이다. 후회 없이 공을 던지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성영탁은 2024 신인 드래프트 10라운드 전체 96순위로 KIA 지명을 맏았다. 막차에 가까운 순번으로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그런 성영탁이 올시즌 내내 여럿을 놀래켰다. 5월20일 1군 데뷔전 이후 15.2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구단 기록을 갈아치웠다. 성영탁은 17.1이닝까지 무실점을 이어가며 KBO 역대 3위 기록을 세웠다. 키움 김인범이 지난해 세운 19.2이닝 KBO 기록에 2.1이닝이 모자랐다.
기록이 깨진 뒤로도 성영탁은 꾸준히 호투했다. 시즌 막바지 들어서는 필승조로 활약했다. KIA 뒷문은 시즌 내내 흔들렸지만, 전상현과 성영탁 정도가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올해 봄만 해도 1군 데뷔를 자신할 수 없었는데, 3승 2패 7홀드에 평균자책 1.55로 데뷔시즌을 마쳤다. KIA는 성영탁이 올해 2군에서도 많은 이닝을 던졌다는 걸 감안해 9월말 선수 관리 차 시즌을 마감시켰다.
성영탁은 13일 “구단 배려로 시즌을 좀 일찍 마치다보니 몸이 좀 간질간질한게 있었다”면서 “몸 잘 만들어서 좋은 공 던지고, 좋은 경험을 쌓고 싶다”고 했다. 대표팀은 초등학교 6학년 이후 처음이다. 그때도 1차 소집만 됐고, 막상 대회는 나가지 못했다.
대표팀은 다음달 8~9일 고척돔에서 체코와 2경기, 15~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과 2경기를 치른다.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대비하는 차원이다. 체코·일본과 경기에서 얼마나 활약하느냐에 따라 WBC 대표팀 최종 승선 여부가 갈릴 수 있다. 성영탁은 “일단 예비 소집 명단에 든 것만 해도 굉장히 좋다.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걸 다 보여준 다음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KIA 선수 중 평가전 대표팀에 뽑힌 건 성영탁 1명 뿐이다. 지난해 프리미어12 대회만 해도 KBO리그 최우수선수(MVP) 김도영 등 5명이 뽑혔다. 부상과 부진으로 당시 선수 모두 이번에는 탈락했다. 김도영이 3차례 햄스트링을 다쳤다. 마무리 정해영과 좌완 불펜 최지민은 부진으로 탈락했다. 이들을 비롯한 불펜의 집단 난조는 올시즌 KIA가 추락한 가장 큰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