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3

가을비 악몽 털고 활짝 웃은 원태인··· 에이스 정면충돌, 삼성 완승

입력 : 2025.10.13 22:10 수정 : 2025.10.13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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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원태인이 13일 대구에서 열린 SS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 호투 후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원태인이 13일 대구에서 열린 SS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 호투 후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왕자는 두 번 울지 않는다.

삼성 원태인(25)이 에이스다운 투구로 준플레이오프(준PO) 3차전 팀 승리를 이끌었다. 가을비에 울었던 지난해 한국시리즈 악몽도 깨끗하게 털어냈다.

원태인은 13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준PO 3차전 선발 등판해 SSG 타선을 6.2이닝 5삼진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삼성은 원태인의 호투를 앞세워 SSG를 5-3으로 꺾고 시리즈 2승(1패)째를 거두며 플레이오프(PO) 무대에 바짝 다가섰다.

원태인은 1회초 2사 1·2루 위기를 실점 없이 막아내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변수는 1회말 발생했다. 갑작스럽게 비가 쏟아지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원태인 입장에선 씁쓸했던 지난해 가을비의 기억이 떠오를 법했다.

원태인은 지난해 KIA와 한국시리즈 1차전 5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러나 6회 갑작스럽게 쏟아진 비에 원태인의 호투도 그대로 쓸려나갔다.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고, 다음날 재개된 경기에서 삼성은 역전패했다. 악몽으로 출발한 한국시리즈, 원태인은 홈 대구에서 처절하게 무너졌다. 심기일전하고 4차전 선발 마운드에 올랐지만 2.1이닝 6실점으로 난타당했다. 삼성은 5차전까지 패하며 시리즈를 내줬고, 에이스 원태인도 고개를 떨궜다.

지난해 아팠던 만큼 올해 원태인은 한 뼘 더 성숙했다. 갑작스런 날씨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원태인은 이날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더그아웃으로 들어간 뒤에도 경기 재개를 기다리며 불펜에서 계속 공을 던졌다.

삼성 원태인이 13일 대구에서 열린 SS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원태인이 13일 대구에서 열린 SS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는 37분 만에 재개됐다. 원태인은 이렇다 할 위기 없이 7회 2사까지 삼성 마운드를 지켰다. 이날 상대한 마지막 타자 안상현을 11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임무를 완수하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는 에이스를 향해 삼성팬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 치고 이름을 연호했다.

원태인은 이미 지난 7일 대구에서 열린 와일드카드시리즈 2차전 때도 우천 변수를 극복하고 제 역할을 다했다. 비 때문에 경기가 45분이나 지연되면서 정시에 맞춰놨던 루틴이 다 깨졌지만 6이닝 무실점으로 NC 타선을 눌렀다. 상대 선발 로건 앨런이 1회 밀어내기로만 2실점 하며 흔들린 것과 크게 대조를 이뤘다.

에이스의 호투에 삼성 타선도 폭죽처럼 장타를 쏘아 올리며 화답했다. 3회말 2사 2·3루 기회에서 김성윤의 내야안타와 상대 실책을 엮어 2점을 먼저 뽑았다. 계속된 찬스에서 주장 구자욱이 2루타로 추가점을 올렸다. 삼성은 5회말 김성윤과 김영웅의 2루타 2개로 2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은 에이스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며 PO 진출을 위한 아주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시리즈 1승 1패로 시작한 과거 7차례 준PO에서 3차전 승리팀이 모두 PO 진출에 성공했다.

SSG 드루 앤더슨이 13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SSG 드루 앤더슨이 13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연합뉴스

SSG는 믿었던 드루 앤더슨이 3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다. 장염으로 1·2차전을 모두 건너뛰었고 3차전에야 선발 등판했는데, 에이스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경기 전 “앤더슨은 완벽하게 회복했다”고 했지만 구위는 그렇지 못했다. 정규시즌 평균 153㎞에 달했던 직구 구속이 145㎞를 좀처럼 넘기지 못했다. 앤더슨은 구속이 확 떨어진 직구 대신 커브를 주무기 삼아 2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텼지만, 한 바퀴 돌고 난 다음 다시 만난 삼성 타선을 버텨낼 수는 없었다.

에이스의 갑작스러운 장염 이슈로 SSG의 가을 야구도 허무하게 막을 내릴 위기다. 앤더슨이 장염을 앓으면서 갑작스럽게 지난 9일 1차전 선발로 나섰던 미치 화이트가 2이닝 3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아야 했다. SSG는 이제 1패만 더하면 그대로 탈락한다.

준PO 4차전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삼성은 아리엘 후라도를 투입해 홈에서 시리즈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SSG는 탈락 위기속 베테랑 에이스 김광현이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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