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세계랭킹 440위였던 마르코 펜지, 매킬로이의 ‘유럽 아성’ 무너뜨리나

입력 : 2025.10.15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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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펜지가 지난 13일 끝난 DP월드 투어 스페인 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와 마스터스 토너먼트 깃발, 디오픈 깃발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마르코 펜지가 지난 13일 끝난 DP월드 투어 스페인 오픈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와 마스터스 토너먼트 깃발, 디오픈 깃발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1년 전만 해도 세계랭킹 440위에 불과했던 마르코 펜지(잉글랜드)가 유럽의 DP월드 투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 시즌 3승을 거두며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독무대였던 ‘레이스 투 두바이’ 챔피언 경쟁에서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15일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펜지는 지난 13일 끝난 스페인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레이스 투 두바이’ 랭킹 2위로 올라섰다. DP월드 투어의 시즌 챔피언을 가리는 ‘레이스 투 두바이’에서 3691.24포인트를 기록한 펜지는 선두 매킬로이(4084.56포인트)와의 격차를 393.32포인트로 좁혔다.

이에 따라 2022~2024년 3년 연속 ‘레이스 투 두바이’ 정상에 올랐던 매킬로이의 4년 연속 우승이 불투명해졌다. 우승자에게 2000포인트, 2위에 1335포인트가 주어지는 DP월드 투어 챔피언십 등의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펜지는 “올 시즌 한번 더 우승해 매킬로이를 따라잡고 싶다”고 말했다.

펜지는 이번 대회에 걸려있던 내년 마스터스 토너먼트와 디오픈 티켓도 따냈고, DP월드 투어 상위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카드 10장 가운데 하나도 예약했다.

올해 27살인 펜지는 올 시즌 3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31위로 올라섰지만 1년 전만 해도 세계랭킹 440위에 불과한 무명 선수였다.

특히 지난해 10월 한국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출전했을 때의 상황은 그야말로 벼랑 끝이었다. 그가 이 대회 2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시도한 1.5m 버디 퍼트를 실패했다면 그는 대회 컷 탈락과 함께 DP월드 투어 카드도 잃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그 퍼트를 성공시켜 간신히 투어 카드를 지켰다.

위기는 또 있었다. 지난해 12월에는 골프 대회에 여러 차례 베팅한 사실이 확인돼 3개월 출전 정지와 함께 벌금 2000파운드(약 38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평균 24파운드(약 4만5000원)를 베팅했던 펜지는 자신이 출전한 경기에는 돈을 걸지 않아 승부 조작 등의 혐의는 피했다.

하지만 위기가 그를 단련시킨 듯 펜지는 지난 2월 13일 출전 정지에서 풀려난 뒤 엄청난 경기력을 보였다. 3월 2일 인베스트텍 남아프리카 오픈 챔피언십에서 단독 3위에 오르더니 4월 27일 하이난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2017년 프로에 데뷔한 펜지는 챌린지 투어에서는 2차례 우승이 있었지만 DP월드 투어 우승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이어 8월 18일 덴마크 챔피언십에서 다시 정상에 오르더니 이번에 스페인 오픈까지 제패해 DP월드 투어의 최강자로 떠올랐다.

펜지는 지난 6월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 진단을 받은 것이 자신과 자신에게 필요한 훈련 방식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그가 LIV 골프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하지만 펜지는 이와 관련한 질문에 “내년에는 PGA 투어에서 뛸 것”이라며 “PGA 투어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뒤 DP월드 투어로 돌아와 남은 시즌을 소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펜지의 도전을 받는 매킬로이는 16일 시작되는 DP월드 인도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매킬로이가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펜지와의 격차를 다시 벌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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