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다니구치 쇼고가 14일 브라질전 역전승 후 포효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일본 축구가 사상 첫 브라질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자 축제 분위기다. 14번째 도전 만에 이뤄낸 첫승을 극적인 역전승으로 장식해 더욱 감격해 하고 있다.
일본 남자 축구대표팀은 14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에 먼저 2골을 내준 일본은 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역전승을 거뒀다. 일본이 A매치에서 브라질에 승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브라질과 상대전적에서 2무11패로 절대 열세였던 일본은 감격의 첫승을 거뒀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는 이날 “드디어 해냈다. 후반 3골 대역전으로 4만5000명의 관중이 감격해 했다”면서 “13번 만나 승리하지 못한 강팀을 상대로 역사적 1승을 올려 내년 북중미월드컵 대회 청신호를 켰다”고 보도했다.
FIFA 랭킹 19위 일본은 6위 브라질을 맞아 10일 파라과이전(2-2 무승부)과 선발 멤버 4명을 바꾸는 변화를 줬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수비진에 다니구치 쇼고, 미드필드진에 가마다 다이치, 구보 다케후사, 공격진에는 우에다 아야세를 선발로 내세웠다.
일본 선수들이 14일 브라질전에서 우에다의 역전골 이후 함께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카를로 안첼로티 브라질 감독은 나흘 전 한국과 경기(5-0 승)에 선발 출전했던 선수 중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미드필더 브루누 기마랑이스, 카세미루를 제외한 8명을 바꿨다.
공 점유율을 높여가며 일본을 압박하던 브라질이 전반 26분 앞서 나갔다. 기마랑이스의 침투패스를 파울루 엔히키가 골 지역 오른쪽으로 빠져들어 가 오른발 슛으로 일본 골문에 꽂았다. 이어 6분 뒤 추가 골이 나왔다. 루카스 파케타가 골 지역 왼쪽으로 보낸 로빙 패스를 가브리에우 마르치넬리가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브라질이 2-0으로 리드한 채 전반을 마친 뒤 양 팀 모두 교체 없이 후반을 시작했다. 이후 믿기지 않는 일본의 대반격이 펼쳐졌다.
일본은 후반 7분 만에 상대 실수를 틈타 만회 골을 넣었다. 일본의 전방 압박에 브라질 중앙수비수 파브리시우 브루누가 균형을 잃고 패스한 공을 미나미노 다쿠미가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가로챈 뒤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브라질 선수들이 14일 일본전에서 역전패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후 일본은 후반 9분 구보를 이토 준야로 교체하고 브라질도 후반 12분 마르치넬리, 비니시우스, 기마랑이스를 호드리구, 마테우스 쿠냐, 조엘린통으로 바꿨다.
일본의 교체 카드가 바로 효과를 냈다. 후반 17분 이토가 상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나카무라 게이토가 골 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슛으로 이어갔고, 브루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해 동점 골이 됐다.
기세가 오른 일본은 후반 22분 쿠냐의 득점이 오프사이드로 취소돼 가슴을 쓸어내린 뒤 후반 26분 전세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이토가 상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우에다가 골문 정면에서 머리로 돌려놓은 게 골키퍼 우구 소자를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일본은 이후 상대의 파상 공세를 몸을 던지면서까지 막아내며 브라질전 사상 첫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스포니치는 “경기 후 4만4920명이 가득 찬 경기장이 환희로 가득 찼다. 월드컵 역대 최다 5회 우승국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14번째 도전 끝에 대망의 첫승으로 일본 축구사에 남을 역사를 썼다”고 전했다.
일본 선수들이 14일 브라질전 역전승 후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