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조병현. SSG랜더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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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 패배는 강력한 불펜 카드를 써보지도 못하고 받아든 뼈아픈 결과다.
SSG는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삼성과의 4차전에서 0-2로 끌려가다가 8회초 극적으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벤치는 8회말 필승조 이로운을 올렸다. 이로운은 정규시즌 평균자책 1.99를 쓴 훌륭한 자원이지만 하루 전 3차전에서 이미 0.2이닝 2실점으로 힘든 경기를 치른 뒤였다.
이로운은 삼성 상위 타선을 만나 처음 두 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웠다. 문제는 3번 타자 구자욱이었다. 이로운은 앞선 3차전에서 구자욱과 지독하게 힘든 승부를 벌였다. 당시 구자욱은 공 12개를 파울로 끊어냈다. 구자욱에게만 공을 총 17개 던진 뒤 삼진을 잡은 이로운은 후속 타선에 적시타를 내줘 실점했다.
이로운은 하루 뒤 같은 장소에서 구자욱을 만나자마자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이어 르윈 디아즈, 이재현에게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고 무너졌다. 경기는 2-5로 끝났다.
SSG에는 마무리 조병현과 외인 투수 미치 화이트 카드가 남아있었다. 하지만 SSG에 9회말의 마운드는 허용되지 않았다.
정규시즌 평균자책 1.60인 조병현은 명실상부한 리그 최강 마무리다. 이숭용 SSG 감독은 4차전을 마치고 “팀이 역전한 뒤였다면 2사 후 볼넷이 나왔을 때 조병현을 냈을 것이다. 이로운의 구위가 나쁘지 않았고 병현이는 9회 등판을 준비시켰다. 동점 상황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건 조금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삼성 중심 타선을 상대로 아웃카운트 단 한 개 남겨둔 상황에서, 1~4차전에 모두 등판한 이로운을 그대로 두고 11일 2차전이 마지막 등판이었던 조병현을 아꼈다.
화이트의 등판이 무산된 점도 아쉽다. 화이트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크게 부진했지만 정규시즌 11승(4패)을 쌓은 투수다. 이숭용 SSG 감독은 경기 전 선발 김광현이 일찍 교체되거나 연장 승부로 갈 경우 화이트를 등판시키겠다고 밝혔다. 다행히 김광현은 5회까지 호투했다. 결국 화이트를 올리지 않은 것은 이날 승부가 연장까지 갈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인다.
1년 내내 팀을 뒤에서 떠받친 SSG 필승조는 준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비교적 힘에 부친 듯한 모습을 보인 반면 삼성 타선은 불방망이를 내뿜으며 부활하고 있었다. 한 번의 패배면 시리즈가 끝나는 게임에서 강력한 두 장의 카드는 꺼내지도 못하고 시즌이 끝났다.